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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r 28. 2024

모천母川으로 회귀回歸한 연어의 은빛 비늘

스승 이어령 교수와 제자 주광일 시인







모천母川으로 회귀回歸한 연어의 은빛 비늘ㅡ이것이 주광일의 시집 '유형지로부터의 엽서'를 받은 나의 첫 소감이다.

그는 법조인으로 세속의 바다, 거센 물결을 헤치고 여기까지 왔다.


허나

어떤 사나운 파도도 그의 이성을 부수지 못했고 어떤 물거품도 그의 감성과 열정을 꺼뜨리지 못했다.


그러기에 그는 칼과 법전을 붓과 시집으로 녹여 고교시절 품었던 시와 젊음을 재활했다. 한마디로 떠나온 모천母川으로 돌아온 것이다.


국어 교사로서 그를 만났던 그 자리에서 나는 다시 그의 젊음과 총기를 만난다.

그리고 처음 만난 그때처럼 얼음 속에서 불타는 불꽃의 특이한 언어를 발견한다. 나의 직관은 옳았다. 빗나가지 않았다. 그동안 이성과 감성 그리고 웃음과 눈물이 한데 어우러진 놀라운 통합의 언어를 발효시킨 것이다.

 

반백 년 만에

검사檢事 주광일은 시인詩人주광일이 되어 그리움으로 사랑으로 내 앞에 섰다. 가슴에 주광일이라는 자랑스러운 이름표를 달고.


2021 년 2 월


                           이어령






이 글

석학 이어령 교수가

경기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 시

제자였던 주광일 검사의 시집

'유형지로부터의 엽서'의 서문이다.


주광일 검사는

스승 이어령 교수의 무거운 입에서

나온

'시인詩人'이라는 말

비로소

진정한 시인詩人이 되었다.


스승 이어령 교수는

이 서문을 제자에게 남기고

귀천歸天하셨다.








 사제지간의 정은

때로는 수많은 단어들보다도 더 깊고,

어떤 시적 구절보다도 더 아름다울 수 있다.

그 깊이와 아름다움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스승 이어령 교수와  제주광일의 이야기다.


이 글은

두 사람 사이의 깊은 애정과 존경,

그리고 예술을 통한 소통에 대한

이야기다.


스승 이어령은

한때 국어 교사로서 젊은 제자들과

만나며

그들의 마음속에 시의 씨앗을 심었다.

그중 한 사람이 바로 주광일이었다.


주광일은 나중에 법조인으로서

성공의 길을 걷게 되지만,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는

여전히

스승에게서 받은 시의 씨앗이

자리 잡고 있었다.


주광일은 법조계에서의 성공을 넘어

자신의 진정한 열정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그는 스승 이어령이 자신에게 심어준 시의 씨앗을 기억하며,

다시 시를 쓰기 시작한다.


그의 시는 모천으로 회귀한 연어의 은빛 비늘처럼 반짝이며,

그의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진정한 자신을 표현한다.


이어령 스승은

주광일의 시집 '유형지로부터의 엽서'를

읽고서야

비로소

자신의 제자가 진정한 시인으로

거듭났음을 인정한다.


그는 서문을 통해

주광일이 법조인으로서 겪은 세속의 바다와

거센 물결을 뚫고

자신의 본질로 돌아온 여정을 칭찬한다.


이어령 교수는 자신의 제자가 시의 힘으로

이성과 감성, 웃음과 눈물을 통합하는 언어를 발효시켰다고 평가한다.


이 서문을 쓴 후 이어령 스승은

세상을 떠난다.

그의 마지막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서문은 제자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의 표현이었다.


이어령 교수는

자신의 제자가 시인으로서,

더 나아가 인간으로서

완성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자신의 마지막 역할로 여겼다.


주광일에게

이 서문은 단순히

스승의 칭찬이나 인정을 넘어서,

스승과의 오랜 사제 간의 정을 되새기는

계기가 된다.


그는 스승이 남긴 말들을 통해

자신이 어디에서 왔고,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상기한다.


스승의 말은

제자에게 끝없는 영감을 주며,

그의 시적 여정을 계속 이어가게 한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만,

사제 간의 애정과 존경,

그리고

예술을 통한 소통은 영원히 남는다.


스승과 제자 사이의 이러한 깊은 유대감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와 의미는

더욱 깊어만 간다.


이어령 교수와 시인 주광일의 이야기는

단순한 사제지간의 애정을

넘어,

인간이 추구할 수 있는 예술과 사랑,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탐색이다.


주광일이

법조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것,

그것은 바로

스승 이어령으로부터 받은 시의

선물이었다.


이 선물은

그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주었고,

어려운 시기에도

그의 정신을 지키는 빛이 되어주었다.


 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재발견하며

주광일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가고,

그것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한다.


스승의 죽음은

제자에게 큰 슬픔을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스승이 자신에게 남긴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었다.


이어령의 서문은

주광일에게 있어 단순한 추천의 글이

아니라,

스승과의 사제지간의 정,

그리고

인생과 예술에 대한

깊은 사색을 담은 유산이 되었다.


사제 간의 이러한 깊은 유대는

또한 주광일에게 스승의 가르침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책임감을

느끼게 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과 삶을 통해

이어령 교수의 가르침과 사랑,

그리고

시의 힘을 미래의 제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이는 예술과 지식,

사랑이 세대를 넘어 전달될 수 있는

방법임을 보여준다.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는

결국

인간이 서로에게 끼치는 영향과 예술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깊은 의미에 대한 탐구다.


이어령 교수와 시인 주광일 사이의

깊은 애정과 존경은

예술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자신을 이해하는

여정이었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사랑과 예술,

그리고

삶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와

영감의 교류는 계속되며,

이것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제 간의 끈끈한 정을 상징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은 미래 세대에게도

계속해서 전해져 나가며,

사랑과 예술의 힘을

새롭게 일깨워 줄 것이다.








시인 주광일은 1943년 8월 12일 인천에서 출생하여 1961년 경기고등학교, 1965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서울대학교 사법대학원을 각각 졸업하고 법학박사학를 받았다.

그후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교 법과대학원 및 일본경응의숙대학 법학부에서 수학하였다.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국민고충처리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지금은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1958년 경기고 문예지 '주간경기'와 월간'신문예'에 처음 시를 발표한 이래, 그의 작품들은 주로 사랑에 대한 의미 탐구를 거쳐 잃어버린 사랑의 안타까움을 노래하는 것들로 섬세한 감수성의 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

시집으로는 ' 저녁노을의 종소리', '유형지로부터의 엽서'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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