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02. 2024
엄마, 그러면 이제 나를 사랑하지 마세요
무거운 사랑
유치원생 딸이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 나 사랑해요."
엄마가 답한다.
"그럼
사랑하고 말고,
내 심장을 내 줄 정도로
사랑하지"
딸아이는 울먹인다.
"엄마
그러면
나 사랑하지 마요"
ㅡ
봄날의 햇살이
따스히 내리쬐는 작은 마당
가득히 노란 개나리가 활짝 펴 있다.
그 중앙에
작은 유치원생 딸아이가 있었고,
그녀의 얼굴에는
순수한 호기심이 가득했다.
딸아이의 눈동자는
마치
이른 봄의 첫 번째 이슬방울처럼
맑았다.
그녀는 사랑하는 엄마를 바라보며
소박한 질문을 한다.
"엄마, 나 사랑해요?"
엄마의 눈가에는
미소가 번졌고,
그녀의 목소리는 따뜻한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퍼져 나갔다.
"그럼, 사랑하고 말고, 내 심장을 내 줄 정도로 사랑하지."
그 순간,
딸아이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그 작은 가슴이 두근거리며,
어린 마음에 거대한 사랑의 무게를
느꼈다.
그녀의 순수한 마음은
엄마의 사랑이 너무나도 크고 무거워서
받아들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엄마, 그러면 나 사랑하지 마요."
엄마는
잠시 놀란 듯 보였지만,
곧 이해의 미소를 띠며
딸아이를 포근히 안아주었다.
엄마는 그 순간,
딸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깊이 이해했다.
사랑이란 때로는
그 크기와 무게로 인해
두려움을 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동시에 우리를 지탱해 주고,
보호해 주는 힘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 작은 이야기는
엄마와 딸 사이의 소중한 순간을 통해,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전달한다.
사랑은 때로는
우리를 두렵게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동시에
삶의 근원적인 힘과 위로가 되어준다.
엄마의 사랑은
그 크기와 무게로 인해
딸아이에게 두려움을 주었지만,
그것은 동시에
딸아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