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08. 2024

윤동주 시인의 '봄'

시인 윤동주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차가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높기도 한데.











윤동주의 시 "봄"은 서정성이 짙고,

자연과 인간 내면의 감정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이 시를 통해

시인은 봄이라는 계절을 자신의 감정과

연결 지어,

새로운 생명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첫 줄,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에서

봄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닌,

시인의 몸과 마음속으로 파고드는

생명력으로 표현된다.

여기서 '혈관 속에 시내처럼'이라는 비유는

봄의 기운이 시인의 전 존재를 관통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함을 나타낸다.


다음으로,

 "돌, 돌, 시내 차가운 언덕에"에서는

봄의 시내가 차가운 돌과 언덕을 지나면서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모습을 통해,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도 끊임없이 전진하는 생명력과 의지를 상징한다.

이는

시인 자신이 겪는 내적, 외적 고난을

이겨내려는 의지를 반영할 수 있다.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이라는

구절에서는

봄꽃들의 화려한 색채가

시적 이미지로 활용되어,

어두운 겨울을 지나

새로운 계절의 도래를 축하하는

자연의 향연을 묘사한다.

이 꽃들은 희망과 새로움의 상징으로,

시인에게 위안과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


"삼동을 참아온 나는"에서는

시인이 겨울 동안 참아온 고난과

어려움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봄의 도래가 갖는 해방감과 기쁨을

더욱 깊게 느끼게 한다.

여기서 '삼동'이라는 표현은

겨울을 지칭하면서도,

그 시기가 지닌 어려움을 강조한다.


"풀포기처럼 피어난다"는 줄에서

시인은 자신도 자연의 일부처럼

겨울을 이겨내고

새롭게 솟아오르는 존재임을 나타낸다.


이는

자연과 인간의 연대감을 강조하며,

생명의 순환 속에서 개인의 부활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에서는

종달새가 봄의 전령으로서

기쁨과 활력을 전하는 모습을 통해,

시인의 내면에서 울려 퍼지는 기쁨과 활력을 의인화한다.

종달새의 즐거운 노래는 봄의 생명력과

긍정적 에너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푸르른 하늘은 높기도 한데"에서는

봄 하늘의 맑고 푸른 색상이 갖는

상징성과 함께,

그 높이를 통해

무한한 가능성과 꿈에 대한

열망을 나타낸다.


이 구절은

시인이 처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거리감을 드러내면서도,

그 거리를 넘어서려는

희망과 도전의 정신을 표현한다.


이 시는

윤동주가 일제 강점기라는

역사적 어둠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자신의 정체성과 문학적 소명을

지키려 했던 심정을 반영하고 있다.


봄이라는 자연 현상을 통해

내면의 감정이 외부 세계와 만나며,

그 속에서

개인의 정신적 성장과 갱신을 이루어내려는

시인의 노력이 엿보인다.


"봄"은 윤동주의 다른 시와 마찬가지로

깊은 애국심과 자아성찰을

동시에 담고 있다.

강제된 식민 상황 속에서도

민족의 정체성과 순수한 인간성을 유지하려는

그의 시적 목소리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제공한다.


이 시에서는

특히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봄의 전환적 힘을 통한

내면의 치유와 재생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처럼

윤동주의 "봄"은

자연의 변화뿐만 아니라

인간 내면의 심리적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다.


그의 시는

겉보기에는

단순한 자연 묘사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 속에는

깊은 역사적 배경과 개인의 내면세계가

녹아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로써 윤동주는

봄이라는 계절의 상징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고,

독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청람 김왕식

작가의 이전글 그때 그 경기고 학생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