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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17. 2024

한평생을 머뭇거리고 서성인다

시인 주광일









                        한평생 머뭇거리며







                                                        시인 주광일





한평생 머뭇거리며 서성거리며

때로는 밤새도록 부스럭거리며

힘들게 찾아 헤매었어도

나는 아직껏 원형의 나를

찾지 못하였다네

나이 들어

이제는 머뭇거릴 시간도 없는데

내가 나를 모르니

무심한 세월 따라 겹겹이 쌓인

이 회한이 이 부끄러움이

오로지 긴 세월 탓이라고 할 수 있을는지

나는 아직 모르겠네

나이  들어 머뭇거릴 시간도 없는데














시인 주광일의 시 "한평생 머뭇거리며"는 삶의 반성과 자기 탐색의 과정을 서정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이 시는 일생 동안의 불확실성과 자기 인식의 어려움을 표현하며,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고민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첫 번째 연에서 시인은 "한평생 머뭇거리며 서성거리며"라는 구절을 통해 삶 속에서의 주저함과 망설임을 드러낸다. 이는 삶의 방향성을 찾기 위한 끊임없는 고민과 내적 갈등을 시사하며, 독자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또한 "때로는 밤새도록 부스럭거리며"라는 말은 물리적 시간의 흐름을 넘어서 정신적, 감정적으로도 불안정하고 불편한 상태를 지속적으로 겪고 있음을 암시한다.


"힘들게 찾아 헤매었어도 나는 아직껏 원형의 나를 찾지 못하였다네"라는 부분에서 시인은 자아의 본질을 찾는 여정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밝히며, 이는 완성된 자신의 모습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는 인식을 드러낸다. 여기서 '원형의 나'는 이상적이고 순수한 자기 자신을 의미할 수 있으며, 그러한 자아를 찾는 과정은 끝이 없고 험난함을 시사한다.


시의 후반부에서 "나이 들어 이제는 머뭇거릴 시간도 없는데 내가 나를 모르니"라는 표현은 인생의 뒤늦은 시기에 접어들며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비탄한다. 이는 시간의 부족함과 인생의 말기에 이르러서야 겪게 되는 자기반성의 급박함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무심한 세월 따라 겹겹이 쌓인 이 회한이 이 부끄러움이 오로지 긴 세월 탓이라고 할 수 있을는지"라는 구절은 삶을 통틀어 겪은 후회와 부끄러움이 단순히 시간이 흘러서 생긴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선택과 행동 때문인지를 성찰하는 질문을 던진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시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요컨대, 주광일의 "한평생 머뭇거리며"는 삶의 불확실성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의 어려움을 감각적으로 포착하며, 시간과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합니다. 이 시는 독자에게 인생의 의미와 자기 인식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하며, 자신만의 원형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성찰하도록 독려한다.


이 시에서 시인은 나이 듦에 따라 느끼는 급박한 시간의 압박과 자아 발견의 실패를 고백하며, 인생의 뒤늦은 시점에서조차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와 만족을 찾지 못한 채로 머뭇거리고 있다고 표현한다. 이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이며, 특히 인생의 중 후반기에 접어든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다.


주광일 시인의 언어 사용은 간결하면서도 강렬하다. 각 단어와 구절은 신중하게 선택되어 감정의 깊이를 더하며, 독자가 시인의 내면의 세계와 정서적 갈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무심한 세월 따라 겹겹이 쌓인 이 회한이 이 부끄러움이"라는 구절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쌓인 감정의 무게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이러한 감정이 단순히 시간의 흐름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미묘한 의심을 표현한다.


시인은 시를 통해 독자에게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우리 모두가 어느 정도는 불완전하며 계속해서 자아를 탐구해야 함을 상기시킨다. 이러한 과정은 때로는 고통스럽고 어렵지만, 궁극적으로는 더 깊은 자기 이해와 성찰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시는 시간과 삶, 자아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탐색하며, 우리 각자가 겪는 인생의 여정에서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주광일 시인의 "한평생 머뭇거리며"는 삶의 미묘한 순간들을 포착하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의미와 목적을 찾아가는 여정을 아름답게 그려내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작품은 시간을 통해 자신과 화해하는 법을 배우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삶의 말미에 이르러서야 겪게 되는 자기 인식의 여정을 감동적으로 펼쳐 보인다.





                      청람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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