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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18. 2024

잃어버린 봄

시인 주광일









잃어버린 봄




                      시인 주광일





언젠가 옛 시인이 말했었지

"봄이 왔건만

봄 같지가 않구나"라고

그러나 올해는

겨울은 떠나려 하건만

봄이 영영 오지 않을 것만

같구나


겨울 내내

나 혼자 숨 쉬며

혼밥 먹으며

홀로 노래하메

겨우겨우

버텨 왔는데 ᆢᆢᆢ

꽃자리 터진 가지마다

물집만 통통할 뿐

봄소식 아직 멀구나


아 코로나19 역병 때문에

우리가 잃어버린

찬란한 슬픔의 봄은

시방 어느 산천을

헤매고 있는 걸까?







이 시는 현대적인 문제를 전통적인 언어와 이미지로 포착하여 현대 사회의 고민을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주광일 시인은 "잃어버린 봄"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겪은 개인적 및 공동체적 고난을 애도하며,

계절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순환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첫 구절에서 시인은

"언젠가 옛 시인이 말했었지 '봄이 왔건만 봄 같지가 않구나'라고"라며

시작다.

이는 과거의 어떤 시인이

봄의 도래를 느끼지 못했음을 상기시키며,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를 맺어다.

여기서 "봄 같지 않다"는 표현은

계절의 변화가 있음에도

그 계절이 주는 본연의 느낌이 사라졌음을 의미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겪은 일상의 변화와

정서적 공허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음으로

"겨울은 떠나려 하건만

봄이 영영 오지 않을 것만 같구나"라는

구절에서는

계절의 전환에 대한 기대와

그 기대가 저버려질 것 같은 절망이

교차다.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은

자연의 순리이지만,

여기서 "봄이 영영 오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은 팬데믹으로 인해

중단된 일상과 소통의 부재를 상징다.


세 번째 구절에서 시인은

자신의 외로움과 고립을 묘사다.

"겨울 내내 나 혼자 숨 쉬며

혼밥 먹으며 홀로 노래하며 겨우겨우 버텨 왔는데". 여기서 '혼자 숨 쉬며',

 '혼밥 먹으며',

 '홀로 노래하며'라는 반복적인 표현은

고립감과 자조적인 삶의 방식을

강조한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사회적 거리 두기의 현실을 반영하며,

인간관계의 단절과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드러다.


"꽃자리 터진 가지마다 물집만 통통할 뿐

봄소식 아직 멀구나"라는 부분에서는

자연의 재생과 성장이 지연되고 있음을

나타다.


꽃이 피어야 할 자리에 물집만 있다는 것은

봄의 전형적인 신호인 꽃의 부재를 통해

팬데믹 상황의 지속적인 영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다.


마지막으로,

"아 코로나19 역병 때문에

우리가 잃어버린 찬란한 슬픔의 봄은

시방 어느 산천을 헤매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으로

시는 마무리다.


. 이 질문은

팬데믹이 가져온 상실감과 불확실성을

고스란히 드러다.

"찬란한 슬픔의 봄"이라는 표현은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


봄은 통상적으로

생명력과 희망의 계절로 여겨지지만,

여기서는

 슬픔을 동반한 찬란함으로 묘사되며,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잃어버린 일상의 아름다움과

그 소중함을 상기시다.


 "시방 어느 산천을 헤매고 있는 걸까?"라는

 마지막 질문은

봄, 즉 잃어버린 일상이 어디에 있는지,

언제 다시 돌아올지에 대한

불확실성과 그리움을 표현다.


이 시에서

주광일 시인은 계절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사용하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감정과 경험을

세밀하게 탐구다.


계절의 변화가

예정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의 삶에서 느끼는

정서적인 단절과 고립, 그리고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정서적 파장을

상징다.


이를 통해 시인은

독자에게 현재의 어려움을

자연의 순리와 연결 짓고,

이를 통해

공감과 위안을 제공하려 다.


시의 구조와 언어 선택에서도

시인의 의도가 드러다.

전통적인 언어와 현대적인 상황의 결합은

과거와 현재의 연결을 시도하며,

이는 독자에게 현재의 경험을

더 넓은 역사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도록 유도다.


각 구절의 리듬과 반복은

시적 긴장을 조성하며,

감정의 깊이를 더해 다.


요컨대,

"잃어버린 봄"은

코로나19로 인한 상실과 고립을

성찰하는 작품다.

시인은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경험을 표현하며,

이로써 독자가 현재의 상황을

보다 깊이 있게 반성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다.


이 시는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공감과 위안을 제공하며,

잃어버린 것들을 애도하고,

결국 다가올 새로운 봄,

즉 희망을 기다리는 메시지를 전달다.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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