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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18. 2024

때늦은 뉘우침

시인 주광일












                      뉘우침







                                                 시인 주광일






나이 들어 귀먹어 가는 탓인가

가을비 오는 소리 들리지 않는다

가을비 맞으며 온종일 혼자 헤매니

그대 잠든 무덤

바로 눈앞에 있는 듯 선명히 떠오르고

그대 어릴 적 나 또한 어려

별 일도 아닌 일로 그대에게 소리친 것

뉘우쳐진다

그대보다는 몇 살 더 먹은 내가

그대 살아생전

따뜻한 말 한마디 못 해주고 말았구나

가을비는 여전히 소리 없고

때늦은 뉘우침은 여전히 부질없으나

나는 여전히 뉘우친다









시인 주광일의 시 "뉘우침"은

노령화와 상실감, 그리고 지난 일에 대한 반성이라는 깊은 주제를 담고 있다.


이 시는 시인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특히 사랑하는 이에게 하지 못한 말과

그로 인한 미안함을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이 들어 귀먹어 가는 탓인가

가을비 오는 소리 들리지 않는다'


이 두 행에서

시인은 나이 듦으로 인해 청력이 약해졌음을 암시하며 시작다.

이는 물리적 감각의 상실을 넘어, 인생의 가을을 맞이한 자신의 상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다.

가을비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점은 신체적 한계뿐만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인식의 시작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가을비 맞으며 온종일 혼자 헤매니

그대 잠든 무덤

바로 눈앞에 있는 듯 선명히 떠오르고'


이 부분에서 시인은

혼자 가을비를 맞으며 헤매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는 문자 그대로의 방황뿐만 아니라,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정 사이에서의 정신적 방황을 의미할 수 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의 무덤이 떠오르는 장면은 시인의 죄책감과 상실감을 강조하며,

이별의 아픔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대 어릴 적 나 또한 어려

별 일도 아닌 일로 그대에게 소리친 것

뉘우쳐진다'


여기서 시인은

과거의 한 순간을 회상하며,

당시 중요하지 않았던 일로 화를 낸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


이는 인간관계에서

종종 발생할 수 있는 오해와 갈등을

상기시키며,

시인 자신의 성찰적 태도를 드러다.


 "뉘우쳐진다"는 반복되는 구절로,

시인의 깊은 반성과 변하지 않는 뉘우침을 강조다.


'그대보다는 몇 살 더 먹은 내가

그대 살아생전

따뜻한 말 한마디 못 해주고 말았구나'


이 부분은 시인이

스스로에게 말하듯,

자신이 상대보다 나이가 많음에도

필요한 순간에

따뜻한 말 한마디를 전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하고 있다.


이는

시인의 인간적 한계와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인간관계에서의 소중한 순간들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가을비는 여전히 소리 없고

때늦은 뉘우침은 여전히 부질없으나 나는 여전히 뉘우친다'


이 마지막 두 행에서는

시인이 자신의 뉘우침을 계속하여

강조하고 있다.


"가을비는 여전히 소리 없고"라는

표현을 통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상황을 드러내며,

그 상황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시인의 뉘우침다.

이 뉘우침은 "때늦은" 것일지라도,

그 의미와 가치는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다.

시인은 자신의 감정이 부질없다고 인식하면서도, 그 감정을 버리지 않고 계속해서 간직하고 있음을 보여다.

이는 인간적인 약점과 한계를 인정하는

동시에,

그럼에도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려는

시인의 의지를 나타다.


이 시를 통해

주광일 시인은 인생의 늦은 가을,

즉 인생의 말년에 접어들면서 겪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와 그 속에서 느끼는 죄책감과 상실감을 세심하게 그려다.


가을비와 무덤,

그리고 뉘우침이라는 이미지는

각각 자연의 변화, 죽음과의 직면,

그리고 인간의 심리적 반응을 상징적으로 연결 짓다.


시인의 언어 사용은

간결하면서도 감정의 깊이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며,

독자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 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불가피하게 마주하게 되는 인간의 한계와

미완성을 진솔하게 탐구하면서,

독자에게 깊은 공감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다.

결국,

주광일 시인의 "뉘우침"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인간의 존재와 그 안에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있다.

시인은 개인적 경험을 통해 보편적인 감정을 탐구하면서, 독자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비슷한 감정을 경험할 때 공감할 수 있는 언어와 이미지를 제공다.

이 시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깊이를 이해하려는 시도이며, 그 속에서 우리 모두가 겪는 죄책감, 후회, 그리고 개인적 반성의 순간들을 진지하게 다다.


"뉘우침"은

감정의 진정성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인의 섬세한 내면의 목소리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다.

가을비와 같이 잦아들지 않는 시인의 뉘우침은 인간의 정서적 경험을 통한 성찰을 촉진하며,

이는 우리 모두가 가질 수 있는 보편적인 경험으로 확장다. 이 시를 통해 우리는 모두가 경험할 수 있는 인간의 취약함과 그 속에서도 지속되는 감정의 가치를 배울 수 있습니다.


시인 주광일은 이 작품에서 시간과 기억,

그리고 상실의 테마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복잡성을 탐구하며, 이러한 주제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인생의 불가피한 진실들을 성찰하게 다.


이 시는 감정의 깊이를 통해

독자와의 강력한 정서적 연결을 구축하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인간관계의 아픔과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교훈들에 대해 명상하게 만다.


"뉘우침"은 그 자체로 한 편의 깊은 인생의 성찰이며,

이를 통해

독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더 나은 인간관계를 위해

필요한 말과 행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다.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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