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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24. 2024

때로는 잡초도 아름다운 꽃이 된다

잡초와 꽃









길섶에 난 풀

뽑아내면

잡초이지만


사랑의 손길

닿으면

아름다운 꽃이 된다







우리는 종종 세상을 보는 두 가지 시선으로 고민에 빠진다. 하나는 비판적인 눈, 냉정하고 혹독하게만 보이는 그 눈빛이다. 모든 것이 잡초처럼 보이는, 마치 잘못된 것들로만 가득 찬 듯한 시각.

다른 하나는 포용적인 눈, 모든 것이 꽃처럼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으로 보이는 그 따스한 시선이다. 이 두 시선 사이에서 우리의 삶은 흔들리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때로는 잡초를 뽑아내려 하고, 때로는 꽃을 품으려 한다.


첫 번째 시선은 세상을 대하는 방법으로서,

마치 정원사가 잡초를 제거하듯이 우리의 삶에서 불필요하거나 해로운 것들을 걸러내려고 한다. 이런 시선은 필요하다. 잡초는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때로는 제거해야 할 대상이다.


허나 이런 시선만으로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기 어렵다. 모든 것이 적이고, 모든 것이 위협적으로 보일 때, 우리는 세상의 다양한 색깔과 가능성을 간과하게 된다.


두 번째 시선은 다르다. 이 시선은 모든 것을 꽃으로 보려 한다. 잡초라 할지라도 그 안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내려고 애쓴다. 이러한 시선은 세상을 품으려는 넓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어떠한 것도 그 자체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으며, 우리가 이해하려 하고 포용하려 할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이 포용적인 시선은 우리를 더욱 풍부하고 깊이 있는 인간으로 만들어준다.


 어느 시선이 옳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잡초를 뽑는 것은 필요한 행위일 때가 있으며,

꽃을 품는 것은 또 얼마나 귀한 일인가!

이 두 시선 사이에서 우리는 균형을 찾아야 한다. 각각의 시선이 주는 교훈을 받아들이며,

때로는 비판적으로, 때로는 포용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 두려움과 희망 사이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성숙해질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시선들은 우리 자신에게도 적용된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바라볼 때 종종 잡초만 보거나, 반대로 모든 것을 아름다운 꽃으로만 본다.

자기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정직하게 인정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아 발견의 길이다. 우리 각자는 잡초와 꽃을 동시에 품고 있는 존재이며,

이 두 부분을 모두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자기 수용의 시작이다. 잡초가 우거진 들판도, 화려한 꽃밭도 모두 우리 안의 일부이며, 그 모든 것을 품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자신의 내면에 서식하는 모든 잡초들, 즉 자신의 허물과 실수들을 냉정하게 바라보되, 그것을 과감히 뽑아내려고만 하지 말자. 그 잡초들 속에서도 교훈과 성장의 씨앗을 찾아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이해와 자비로움이 필요한 일이다. 자신의 잡초 같은 부분들을 인정함으로써 우리는 더 깊고 진실된 자기 자신과 마주할 수 있다.


반대로, 우리는 너무 자주 자신의 장점이나 성과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모든 성과와 장점도 꽃처럼 소중히 다뤄야 한다. 이러한 꽃들을 자신의 정원에 가꿀 때,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인 자각과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자기 긍정의 방법이다.


이러한 내면의 잡초와 꽃을 돌아보는 일은, 우리가 타인을 대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타인의 잡초를 보고 비난하기 전에, 그들의 꽃을 먼저 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모든 인간은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으며, 우리가 타인의 꽃을 인정하고 그들의 잡초를 이해할 때, 진정한 인간관계의 깊이를 경험할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더 큰 이해와 포용, 사랑 속에서 삶의 진정한 균형을 찾아갈 수 있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정원을 가꾸듯, 우리의 삶 속 잡초와 꽃을 함께 가꿀 때, 진정한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그 아름다움은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잡초를 뽑기 위해 분노와 좌절에 사로잡히지 않고, 꽃을 품기 위해 자비와 사랑을 베푸는 삶을 선택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균형 있게 조화롭게 다루면서, 우리는 더 나은 자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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