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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06. 2024

주광일 시인의 시 '봄비'를 청람 김왕식 평하다

시인 주광일, 청람 김왕식

  








                                봄비



                                                시인 주광일




가버린 그대 못 잊어
잠 설친 이른 새벽
문득 하늘 보고파
창 밖을 내다보니
아 소리 없이
봄비
내리고 있었구나
그대 영혼
나 못 잊어
나와 함께 있었구나








            문학 평론가  청람 김왕식





주광일 시인의 시 "봄비"는 가버린 그대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담은 작품이다. 이 시는 섬세한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며, 그리움과 애절함이 어떻게 시적 언어로 표현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가버린 그대 못 잊어"에서는 시인이 잃어버린 사랑을 잊지 못하는 감정을 드러낸다. '가버린 그대'라는 표현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실감과 그에 따른 그리움을 함축하고 있다. 이 짧은 구절은 독자에게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시의 시작부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잠 설친 이른 새벽"에서는 시인이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새벽을 맞이하는 모습을 묘사한다. 이는 그리움이 얼마나 깊은지,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른 새벽'이라는 시간적 배경은 고요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시인의 고독감을 더욱 부각한다.

"문득 하늘 보고파"에서는 시인의 시선이 하늘로 향한다. 여기서 '문득'이라는 부사는 그리움이 갑작스럽게 밀려오는 순간을 잘 포착하고 있다. 이는 일상 속에서 불현듯 찾아오는 그리움의 감정을 진솔하게 담아낸 표현이다.

"창 밖을 내다보니"는 시인의 행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구절이다. 하늘을 보고자 창 밖을 내다보는 행위는 시인이 그리움을 해소하려는 무의식적 시도를 의미한다. 이는 감정을 외부로 표출하려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잘 묘사하고 있다.

"아 소리 없이"에서는 봄비가 내리는 상황을 묘사한다. '아'라는 감탄사는 시인의 놀라움과 감동을 나타내며, '소리 없이'라는 표현은 봄비의 부드럽고 조용한 특성을 잘 드러낸다. 이는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한층 더 섬세하고 차분하게 만든다.

"봄비"는 이 시의 중심 주제이자 시적 이미지이다. 봄비는 새로운 생명의 시작과 동시에 이별의 슬픔을 상징한다. 이는 봄비가 주는 생명력과 슬픔이 교차하는 아이러니를 통해 시인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한다.

"내리고 있었구나"는 봄비가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시인의 감정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음을 상징하며, 봄비와 함께 그리움도 계속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대 영혼"에서는 그대의 존재를 영혼으로 치환하여 표현하고 있다. 이는 그대가 물리적으로는 떠났지만, 영혼은 여전히 시인의 곁에 머물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는 상실감 속에서도 그대와의 연결을 유지하려는 시인의 간절함을 잘 드러낸다.

"나 못 잊어"는 시인의 직설적인 감정을 나타낸다. 이는 그대를 잊지 못하는 시인의 고백으로,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이는 시의 주제를 한층 더 명확하게 부각하는 역할을 한다.

 "나와 함께 있었구나"는 시인의 깨달음을 담고 있다. 그대의 영혼이 여전히 자신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이는 시인이 느끼는 위안과 동시에 슬픔을 함축하고 있다. 이는 시의 마무리를 감정적으로 깊이 있게 만들며, 독자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주광일 시인의 "봄비"는 그리움과 애틋함을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시의 각 행은 짧지만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독자의 감정을 자극하며,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만약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봄비'라는 중심 이미지를 한 번 더 구체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독자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봄비가 내리는 모습을 자연 풍경과 연결하여 좀 더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시는 그리움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주광일 시인의 독특한 시적 감각을 통해 독자에게 새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이고 감동적인 시로,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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