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똥은 개도 먹지 않는다고 했다지!

나는 선생인가, 스승인가







흔히들

'선생은 많지만 스승은 거의 없다.'라는

이야기를 종종 하곤 한다.

도대체 선생과 스승의 차이가 무엇이길래,

이런 이야기가 횡행할까?

몇 지인에게 물었다.

그들은

공히

'선생은

일반 직장인과 같은

직업인이고,


스승은

인격자로서 학생들의 존경을 받는 자'라고 했다.

듣고 보니

그들의 답이 그리 틀리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나는

교ㆍ사대를 지망하는 수험생들과 수년간 공부해 오면서 이를 엿볼 수 있었다.

전문직관ㆍ노동직관ㆍ 성직관 등을 언급하며

교사상을 공부했다.

몇몇 학생이

교육대에서 이미 교직 사회를 엿보았는지,

'아무래도 교단에는 성직관은 없는 것 같다, '고

볼멘소리를 한다.

20년 간을 고등학교 교단에 섰던 경험을 미루어 볼 때,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그 학생들은 교사가 되기도 전에

너무나

빨리 교단 현실을 본 것 같아

안타깝다.

​교대 지망생들은

처음에는 대부분

'스승'되기를 소망한다.


입학하여 2년쯤 지나면

앞에서 볼멘소리를 한 그 학생들처럼

어느새

'선생의 길'을

걷고 있다.

어떻게 하면 스승으로서의

초심을 잃지 않을까?

이는

간단하다.
'역지사지'하면 된다.
이제까지

여러분을 가르쳐온 교사를 떠올리면 된다.

'선생 말고

스승을!'

지금

당장

여러분을 지도하고 있는 교사를 떠올려 보라.

먼저

직업인으로서 기계적으로 학생을 지도하고 있는 교사가 있었다면,


그를 가혹할 정도로 풍자한 글이

낙서돼 있어 한 편 소개해 본다.




우리 담임 선생님이 실장 개똥이 엄마에게 촌지를 받았단다.

그래서 학급 엄마들의 원성이 높단다.
나는 다른 엄마들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참 속이 좁아 보인다.
당신들도 반장 개똥엄마처럼 촌지를 보내면 될 것을,

아차

짧게 쓰는 글이 긴 글보다 더 어렵다고
국어시간에 배웠지.
아하
이제사 알겠네.

개똥엄마의 머릴 닮은 개똥이가
잔꾀가 많음을!





다음은

가슴으로 사랑을 실천하여

학생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승이 있다면,

그들을 생각해 보자.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하여 모든 학생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는지 살펴보자.

아마 그분들은 이 정도의 모습은 지니고 있을 것이다.

실력적인 면에서는

학생들이 무엇을 질문하든지

정성껏 정확하게 답변해야 한다.


이때 조심할 것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아는 범위까지는 최선을 다해 설명하고,


접근하기 힘든 부분은

깨끗하게 승복해야 한다.


'나중에 좀 더 깊게 조사하여 다음에 설명해 준다'라고 해야 한다.

약속한 시간을 지켜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만일

견강부회한다면

학생들은

이를 금세 알아차린다.

억지 쓰는 모습을 보게 되면

학생들에게 실망을 안겨 외면당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회복이 쉽지 않다.



다음은

인격적인 측면이다.

가능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라.

또한
잘못을 했을 때에는

바로 지적하지 말고

나중 슬며시 완곡하게 이야기하여

스스로 고치게 한다.


매사에 솔선수범한다.


어떤 때는

친구가,
형ㆍ누나가,
부모가 되기도 한다

이에 걸맞은

중견 시인의 시가 있어 한 편 소개한다





시인/류근



선생님
선생님, 제게 글자 쓰기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덧셈, 뺄셈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구구단 외우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토끼 키우기, 닭장 만들기, 찰흙으로 연필꽂이 만들기, 색종이로 카네이션 만들기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미끄럼틀에서 떨어졌을 때 업고 병원에 가 주셔서 고맙습니다.

소풍 가는 길에 롯데 이브껌 주셔서 고맙습니다.
졸업식 날 사진 찍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인환 시집 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집에 불러서 오뚜기 카레 먹여주셔서 고맙습니다.
전학 가는 날 울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겨울에 백일장 나갔을 때 낮술 사주셔서 고맙습니다.

담배 피우다 들켰을 때 라이터만 뺏고 안 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파출소에서 뒤통수만 한 대 때린 후 데리고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다 알면서 속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실패에 슬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성공에 진심으로 기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게 선생님이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바닷물에 잠겨 죽을 때에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우리 곁에 계셔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선생님, 우리들의 선생님!

​ㅡ

류근 작가는 필자가 참으로 좋아하는 시인이다.

읽을수록 따뜻하고 정겹다.
이런 선생님을 학생들은 참 좋은 선생님이라고 한다.
또한 훗날 참 스승으로서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두 시에서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각자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1.

선생님을 누가 선생질이라 했나?
'질'은 직업을 비하한 표현이라 했는데,
선생님이 그리도 부끄러운 직업이었나.
그래서 선생 똥은 개도 먹지 않는다고 했나
길바닥, 쓰레기장 뒤져 온갖 것 먹는,

심지어 자기 똥까지 집어 먹는 개,
그래서 똥개라고 불리는 개조차 선생똥은 안 먹는다고.
그토록 선생은 똥조차 더럽다고.

도대체 누가 스승은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된다고 미친 소릴 했는가.

그 미친 자는 지금도 존재하는가.

선생 똥을 개똥만도 못하게 본 숭고한 분들에게 돌 맞을지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
선생 똥은 개가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 먹는 것임을.
당신들 같은 고상한 사람들의 자녀들 인간 만드느라 속이 썩어
똥조차 썩었을 것이다.
선생똥은 애씀의 결과물일 것.
이를 안 개라면 아마 향기로운 냄새로 여겨

꿀꺽했을 것.

​ㅡ


이 시는 가슴이 아파 한 줄도 읽기 어렵다.
참으로 안타깝다.
여러분은 어떠했는가?



다음 시를 보자.

위 시를 통해 쓰렸던 가슴이 어느 정도 따뜻해질 수 있으리라.


2.


선생님은 어찌나 어렵고 높기만 했는지 어릴 때의 나의 선생님은 화장실도 안 가시는 줄 알았네.

우리네 같은 시골 촌구석의 사람들하고 너무나 다른 분인 줄 알았네.

교실문 열고 뚫어져라 보아도 선생님들은 화장실 쪽에는 발걸음도 하지 않네.

하하

나중에 알았지.

선생님들 화장실은 따로 있었다는 것을.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나의 선생님은

위엄과 존경의 그 자체였다네.

그것만이라도 간직할 수 있는 나의 선생님께 감사한다네.

​ㅡ



위 시를 쓴 분은 참 소박하고 아름다운 심성을 갖고 있다.

향후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이런 모습을 지니고 교단에 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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