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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14. 2024

문학평론가 김왕식, 고향의 봄을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고향의 봄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 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문학평론가 김왕식




이원수 시인이 일제강점기인 1926년에 발표한 동시 '고향의 봄'은 한국인의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이 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주제로 하여, 자연의 아름다움과 동심의 순수함을 함께 표현하고 있다. 이일래와 홍난파 두 명의 작곡가가 이 시에 곡을 붙였으나, 대중적으로는 홍난파의 버전이 더 알려져 있다.

첫 번째 행,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에서는 화자가 자신의 고향을 회상하며 그곳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꽃 피는 산골'이라는 표현은 고향의 생동감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잘 묘사하고 있으며, 화자의 고향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 '나의'라는 주어 사용은 현대 국어 기준에서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당시의 문법적 영향을 고려할 때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두 번째 행,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는 구체적인 꽃들의 나열을 통해 고향의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는 모두 봄을 상징하는 꽃들로, 고향의 봄날이 얼마나 화사하고 풍성했는지를 느끼게 한다. 각 꽃들의 이미지가 하나로 어우러져 화려한 봄의 정경을 만들어 내며, 이는 독자에게 강렬한 시각적 인상을 남긴다.

세 번째 행,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에서는 '울긋불긋'이라는 의성어를 통해 색감의 다양성과 생동감을 표현하고 있다. '꽃 대궐'은 꽃으로 이루어진 궁궐을 의미하며, 이는 고향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극대화되어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차린'이라는 표현은 꽃으로 꾸며진 모습을 나타내며, 화자가 어릴 적 뛰놀던 고향의 정경을 떠올리게 한다.

네 번째 행,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는 화자의 감정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여기서 '그립습니다'라는 표현을 통해 화자가 고향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는 독자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다섯 번째 행, "꽃 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은 앞선 구절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고향의 이미지를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꽃 동네 새 동네'라는 반복적인 표현은 화자의 고향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나타내며, '옛 고향'이라는 말은 그리움의 감정을 더욱 강조한다.

여섯 번째 행,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은 고향의 넓은 들판과 그곳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을 묘사하고 있다. '파란 들'과 '바람'이라는 이미지는 고향의 시원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며, 이는 독자들에게 고향의 자연스러움과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

일곱 번째 행,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는 고향의 또 다른 자연 요소인 냇가와 수양버들을 통해 고향의 아름다움을 구체화하고 있다. '춤추는'이라는 표현은 수양버들의 유연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이는 독자들에게 고향의 생동감을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여덟 번째 행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는 첫 번째 연의 마지막 행과 동일한 구절을 사용하여 시의 구조적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화자가 고향을 떠올리며 느끼는 그리움의 감정이 얼마나 깊은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 시의 표현상 특징으로는, 일제강점기 당시의 일본식 운율인 7.5조를 사용한 점이 있다. 이는 일본어 화자에게도 친숙한 느낌을 주며, 그 시대의 문학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차린'을 '차리인'으로 늘려 발음하는 것도 이러한 운율을 살리기 위한 방편이다.

작가 이원수는 이 시를 통해 독자에게 고향의 아름다움과 그리움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특히,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자연의 생명력을 강조하여,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독자들에게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고향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자칫, 내용이 지나치게 이상화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고향의 현실적 측면보다는 아름다운 기억과 이상적인 이미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다소 현실감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시의 목적이 고향의 이상적 아름다움을 그려내는 데 있으므로,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다.

요컨대, '고향의 봄'은 그 시대의 역사적 배경과 문학적 특징을 잘 반영한 작품으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이 시를 통해 독자들은 고향의 소중함을 느끼며,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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