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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18. 2024

해학諧謔과 풍자諷刺가 담긴 한자숙어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이는


창조적 접근이냐

언어 질서 파괴냐


이것이 문제로다.


작가에겐 창의성이요

문법학자에겐

분명

언어질서 파괴!





       해학諧謔과 풍자諷刺가 담긴 한자숙어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한자 숙어의 본래 뜻을 잊어버리고, 그 의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새로운 현상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현상은 기발한 착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슬며시 미소 짓게 만드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언어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자 숙어는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지혜의 결정체이자, 우리 언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그 뜻도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몇 가지 흥미로운 한자 숙어의 새로운 해석을 살펴보며, 그 속에 담긴 유머와 풍자諷刺의 의미를 탐구해보고자 한다.






  


          새로운 해석의 예시


일취월장 日就月將  ㅡ 일찍 취업하여 월급 타서 장가가자

원래 '일취월장'은 '날로 나아지고 달로 발전한다'는 의미로, 끊임없는 노력과 발전을 의미한다.
새로운 해석은 '일찍 취업하여 월급 타서 장가가자'로,
현대 사회에서의 현실적인 목표와 욕망을 담고 있다. 이는 청년들이 빠르게 취업하여 안정적인 삶을 꾸리고자 하는 바람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이다.


편집위원 編輯委員ㅡ 편견과 집착은 위암의 원인이다

편집위원은 원래 출판물이나 저널 등의 편집을 담당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편견과 집착은 위암의 원인이다'라는 해석은, 편집위원의 역할을 일종의 풍자로 해석한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편견과 집착을 갖지 말고, 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좌불안석 坐不安席 ㅡ 좌우지간 불고기와 안심은 석쇠가 최고

좌불안석은 '앉아도 편하지 않다'는 뜻으로, 불안한 상태를 의미한다.  '좌우지간 불고기와 안심은 석쇠가 최고'라는 해석은, 고기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공감이 가는 말일 것이다. 이는 좌불안석의 불안함을 잊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자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삼고초려 三顧草廬ㅡ 쓰리고를 했을 때는 초단을 조심하라

삼고초려는 원래 '세 번이나 초가집을 찾아간다'는 뜻으로, 진정한 인재를 구하기 위한 끈질긴 노력을 의미한다. 하지만 '쓰리고를 했을 때는 초단을 조심하라'라는 해석은,
놀이 또는 게임에서의 전략적 경고를 담고 있다. 이는 재미있으면서도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박학다식 博學多識 ㅡ 박사와 학사는 밥을 많이 먹는다

박학다식은 '학문이 넓고 식견이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박사와 학사는 밥을 많이 먹는다'라는 해석은, 학문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재치 있게 비튼 것이다. 이는 높은 학문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잘 먹고 다닌다는 사실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이다.


절세미인 絕世美人ㅡ 절에 세 들어 사는 미친 여인

절세미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의미한다. 하지만 '절에 세 들어 사는 미친 여인'이라는 해석은, 그 아름다움이 비현실적이고 어딘가 기이한 느낌을 준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미인의 개념을 독특하게 비틀어, 단순한 아름다움의 기준을 넘어서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백설공주 白雪公主ㅡ 백방으로 설치고 다니는 공포의 주둥아리

백설공주는 원래 동화 속의 아름답고 순수한 여주인공을 의미한다. 하지만 '백방으로 설치고 다니는 공포의 주둥아리'라는 해석은, 백설공주의 이미지와 정반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말 많은 사람을 비유한 것으로, 말과 행동이 주는 영향력을 풍자하고 있다.



이러한 한자 숙어의 새로운 해석은 단순히 웃음을 주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사고방식을 확장시키고, 언어의 유연성을 보여준다. 고정된 의미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단어를 해석함으로써, 우리는 더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해석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편집위원의 새로운 해석은 편견과 집착을 경계하라는 교훈을 담고 있으며, 좌불안석의 새로운 해석은 불안함을 잊고 현재를 즐기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문제들을 유머러스하게 환기시켜 준다.


허나

무분별한 접근은

우리 언어 질서 파괴 수 있음도

우려된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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