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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19. 2024

가슴에 못 박기

문학평론가 김왕식







            가슴에 못 박기


                              



목수는 기둥에
못을 박는다
조금 빗나갔다.
뽑는다
다시 박는다

앙칼진 말 한 마디
가슴에 못을 박는다
뺄 수 없다

못 박는 손보다
말의 힘이 더 강하다











문학평론가 김왕식, '가슴에 못 박기'를 평하다




시인의 「가슴에 못 박기」는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와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시이다. 이 시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목수의 작업과 인간 사이의 상처를 비교하며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첫 행에서 “목수는 기둥에 / 못을 박는다”는 구절은 단순한 물리적 행위를 묘사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상처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목수가 못을 박는 행위는 일상적이면서도 반복적인 작업을 의미하며,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던지는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음을 은유한다.

이어지는 “조금 빗나갔다. / 뽑는다 / 다시 박는다”는 구절은 이러한 상처가 종종 의도치 않게 발생함을 나타낸다. 목수가 못을 잘못 박아서 뽑고 다시 박는 과정은, 우리가 실수를 인정하고 고치려는 노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처는 완전히 치유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인간관계에서의 복잡성과 반복되는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앙칼진 말 한 마디 / 가슴에 못을 박는다”는 구절은 더욱 직접적으로 상처를 주는 말의 위력을 강조한다. ‘앙칼진’이라는 형용사는 그 말이 얼마나 날카롭고 고통스러운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말은 물리적인 못보다도 더 깊은 상처를 남기며, 이는 곧 “뺄 수 없다”는 구절로 이어진다. 여기서 우리는 말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긴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못 박는 손보다 / 말의 힘이 더 강하다”는 구절은 이 시의 주제를 명확히 드러낸다. 물리적인 행위보다도 말의 힘이 더 크고, 그 영향은 더욱 오래 지속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말의 무게를 진지하게 인식해야 함을 일깨워준다.

이 시의 표현상 특징은 간결한 문장과 반복적인 구조를 통해 주제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목수의 작업과 인간의 언어적 상처를 비교함으로써, 시인은 일상적인 행위와 감정적 상처 사이의 깊은 연관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직설적이면서도 은유적인 표현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시인은 우리가 무심코 던지는 말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줄 수 있는지를 상기시키고, 이러한 상처가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이는 궁극적으로 인간관계에서의 배려와 신중함을 강조하는 메시지이다.

요컨대,
시인의 「가슴에 못 박기」는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표현으로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인간관계에서의 언어의 힘과 그로 인한 상처를 섬세하게 포착한 이 시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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