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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04. 2024

권미현 시인의 시 '무섬마을 외나무다리'를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시인  권미현



햇살 따가운 날 수도리에
외나무다리 긴 등 손짓에
무심결 올라섰다

집어삼킬듯한 강물 위를 홀로 선 외나무
그 등위를 한 발짝 디딜 때마다
나는 외나무다리와 혼연일체 속에 있다

내 마음을 뛰어다니는 심장소리 운율 따라
긴 시간의 시작 점에서 되돌리기에 늦은
가위 바위 보

잡는 힘이 강한 만큼 외나무다리에
발이 붙었다
터질듯한 온몸이 외나무다리 의지한 채
초 집중된다

이 다리를 믿어도 되는지
끌어당기는 그를. 의지 해도 되는지
잠시 집중 풀고 후회 섞은 고개 돌려 보지만
직진할 수밖에 없는 중간이다

혼미해진 마음 가다듬어
부채질하는 심장의 리듬을 타고
새롭게 내딛는 발걸음이 달라진다

하루종일 뜨거윘던 심장 소리는
떨어지질 않는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권미현 시인의 "무섬마을 외나무다리"는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체험을 통해 인생의 불안과 결단, 그리고 용기를 상징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시인은 섬세한 표현과 운율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감동과 생각을 불러일으키며, 외나무다리가 가지는 긴장감과 그 속에 담긴 철학적 의미를 탐구한다.

 "햇살 따가운 날 수도리에"
- 햇살이 따가운 날씨는 강렬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외부 환경의 강렬함이 시인의 내적 경험과 연결됨을 암시한다. '수도리'는  시인이 경험한 구체적 장소를 가리키며, 현실감을 더한다.

 "외나무다리 긴 등 손짓에"
- 외나무다리가 마치 손짓하듯 시인을 초대하는 모습은 다리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호기심을 나타낸다. '긴 등'은 다리의 길이를 강조하여 그 길을 건너야 하는 긴 여정을 상징한다.

 "무심결 올라섰다"
- '무심결'은 시인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외나무다리에 올라섰음을 나타내며, 때로는 인생의 중요한 결단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짐을 상징한다.

 "집어삼킬듯한 강물 위를 홀로 선 외나무"
- 강물이 '집어삼킬 듯한' 이미지는 자연의 위협과 불안감을 강조하며, 외나무다리가 고립된 상태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상황을 나타낸다.

 "그 등위를 한 발짝 디딜 때마다 나는 외나무다리와 혼연일체 속에 있다"
- 한 발짝씩 디딜 때마다 시인이 다리와 하나가 됨을 느끼는 장면은 다리를 건너는 과정이 시인의 내면의 성장과 변화를 반영한다.

 "내 마음을 뛰어다니는 심장소리 운율 따라 긴 시간의 시작 점에서 되돌리기에 늦은 가위 바위 보"
- 심장 소리는 시인의 불안과 두근거림을 나타내며, '가위 바위 보'는 운명을 건 선택의 순간을 의미한다. '되돌리기에 늦은'은 이미 결단을 내린 상황을 암시한다.

 "잡는 힘이 강한 만큼 외나무다리에 발이 붙었다"
- 시인의 결단력이 강할수록 다리에 더 의지하게 됨을 나타낸다. 이는 어려운 상황에서 더 강하게 붙잡고 나아가야 함을 상징한다.

 "터질듯한 온몸이 외나무다리 의지한 채

초 집중된다"
- 시인의 온몸이 긴장하며 다리에 집중하는 모습은 극도의 긴장 상태와 함께, 전적으로 다리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다리를 믿어도 되는지 끌어당기는 그를, 의지 해도 되는지"
- 다리에 대한 신뢰와 의심 사이의 갈등을 나타내며, 인생에서의 믿음과 불신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의 심리를 표현한다.

 "잠시 집중 풀고 후회 섞은 고개 돌려 보지만 직진할 수밖에 없는 중간이다"
- 잠시 후회하지만 되돌아갈 수 없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상황은 인생의 선택지에서 후회와 함께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나타낸다.

 "혼미해진 마음 가다듬어 부채질하는 심장의 리듬을 타고 새롭게 내딛는 발걸음이 달라진다"
-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고 다시 결단하며 나아가는 과정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부채질하는 심장'은 다시 결단의 용기를 북돋우는 이미지를 제공한다.

 "하루종일 뜨거윘던 심장 소리는 떨어지질 않는다"
- 하루 종일 긴장했던 심장이 여전히 두근거리는 모습은 긴 여정을 마치고도 남아있는 여운과 긴장감을 상징한다.

권미현 시인의 "무섬마을 외나무다리"는 외나무다리라는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인생의 중요한 결단과 그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 두려움, 그리고 용기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시인의 표현력과 운율은 독자에게 깊은 감동과 생각을 불러일으키며, 다리 위에서 느끼는 긴장감과 결단의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시는 인생의 중요한 선택지에서 우리가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용기를 내어 나아가야 함을 독자에게 상기시켜 준다.

결단 후에도 남아있는 긴장감과 여운은 시인의 깊은 통찰을 반영하며, 독자로 자신만의 외나무다리를 떠올리게 만든다.

권미현 시인의 섬세한 필력과 감성은 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큰 감동을 주며,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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