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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05. 2024

류화옥 시인의 시 '옥수수'를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옥수수

                              


                            시인 류화옥




대나무처럼 곧게 뻗은 줄기
바람 불어올 때마다 서걱이며
칼날 같은 옥수수 잎들
푸른 춤으로 일렁인다

비바람 속
타는 듯한 뙤약볕 아래
아픔 삼키며 마디마디 굵어질 때
품 안의 옥수수
진주처럼 영글어간다

탱글탱글 옥수수알 한입 물면
하모니카 노랫소리가 입 안 가득

가슴은 옥수수 잎에 베인 듯
촉촉해지는 눈시울 너머
호미 한 자루
밭고랑에 앉아서
기어가고 있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류화옥 시인의 '옥수수'는 자연의 소박한 아름다움과 생명력,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인간의 노력과 애환을 섬세하게 담아낸 시다.
이 시는 옥수수라는 자연의 산물을 통해 인간의 삶과 희망, 고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시적 언어와 감각적인 이미지로 독자의 감정을 자극한다.

 "대나무처럼 곧게 뻗은 줄기"는 옥수수의 생명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나무와 옥수수는 둘 다 똑바르고 곧게 자라며, 강한 생명력을 지닌다.

이 구절은 옥수수가 강인하게 자라나는 모습을 대나무에 비유하여 표현한 것이다.

대나무는 또한 전통적으로 견고함과 유연성을 상징하는데, 이는 옥수수가 힘든 환경에서도 자라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바람 불어올 때마다 서걱이며"는 바람이 불 때 옥수수 잎이 내는 소리를 묘사하고 있다.

서걱대는 소리는 자연의 소리 중 하나로, 옥수수 밭에서 들리는 소리는 농촌의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는 독자가 실제로 그 장면을 상상하고, 그 소리를 느끼게 한다.

 "칼날 같은 옥수수 잎들"은 옥수수 잎의 날카로움을 강조하며, 옥수수의 생명력이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위험하고 거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는 자연의 이중성을 나타내며, 옥수수의 생명력이 강하지만 그만큼의 고통과 어려움도 수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푸른 춤으로 일렁인다"는 바람에 흔들리는 옥수수 잎의 움직임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옥수수의 생명력이 단순히 고정된 것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변화하는 것임을 나타낸다.

또한, '푸른 춤'이라는 표현은 생동감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여 표현하고 있다.

 "비바람 속"은 옥수수가 자라는 환경의 험난함을 나타낸다. 비와 바람은 생명을 키우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이는 인간이 겪는 역경과 시련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삶의 고통과 어려움을 시사한다.

 "타는 듯한 뙤약볕 아래"는 옥수수가 뜨거운 햇볕 아래서 자라나는 모습을 묘사한다. '타는 듯한'이라는 표현은 극한의 환경을 나타내며, 옥수수가 얼마나 힘든 조건 속에서 자라는지를 강조한다.

이는 인간이 겪는 인내와 끈기를 상징한다.

 "아픔 삼키며 마디마디 굵어질 때"는 옥수수가 성장하면서 겪는 고통을 표현한다. '아픔 삼키며'라는 표현은 옥수수가 고통을 견디며 성장하는 모습을 나타내며,

이는 인간의 성장과정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마디마디 굵어질 때'는 그 고통 속에서 점점 더 강해지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품 안의 옥수수 진주처럼 영글어간다"는 옥수수가 성장하면서 완숙해지는 과정을 묘사한다. '품 안의 옥수수'라는 표현은 보호받고 자라는 옥수수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며, '진주처럼 영글어간다'는 옥수수 알이 점점 더 빛나고 아름다워지는 모습을 나타낸다.

이는 자연의 경이로움과 함께 인간의 성취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탱글탱글 옥수수알 한입 물면"은 옥수수의 완숙한 모습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탱글탱글'이라는 표현은 옥수수의 식감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한입 물면'이라는 표현은 그 맛과 기쁨을 직관적으로 나타낸다.

이는 독자가 옥수수의 맛을 상상하게 하며, 자연의 선물을 느끼게 한다.

 "하모니카 노랫소리가 입 안 가득"은 옥수수의 맛을 하모니카 소리에 비유하여 표현한다. 하모니카는 단순하지만 감미로운 소리를 내며, 이는 옥수수가 주는 즐거움과 기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옥수수의 단순한 맛이 주는 깊은 만족감을 상징한다.

 "가슴은 옥수수 잎에 베인 듯"은 옥수수를 수확하는 과정에서의 고통을 나타낸다. 옥수수 잎에 베이는 것은 실제로 농부들이 겪는 일상적인 고통 중 하나이며,

이는 옥수수를 키우고 수확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상징한다. 또한 이는 인간이 겪는 고통과 상처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촉촉해지는 눈시울 너머"는 감정의 흐름을 나타낸다. 옥수수를 키우고 수확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는 인간의 감정이 자연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며, 그 깊이를 느끼게 한다.

 "호미 한 자루"는 농사의 도구를 나타내며, 농부의 일상을 상징한다. '호미'는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농기구로, 이는 농부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이는 시에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이다.

 "밭고랑에 앉아서"는 농부가 일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밭고랑'은 옥수수가 자라는 장소이며, 이는 농부가 자연과 함께 일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이는 인간과 자연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준다.

 "기어가고 있다"는 농부의 힘든 노동을 묘사한다. '기어가고 있다'는 표현은 농부가 겪는 고된 일상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이는 농사의 힘든 과정을 강조한다.

또한 이는 인간이 자연 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나타낸다.

류화옥 시인의 '옥수수'는 자연의 소박한 아름다움과 생명력,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인간의 노력과 애환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시인은 옥수수라는 자연의 산물을 통해 인간의 삶과 희망, 고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시적 언어와 감각적인 이미지로 독자의 감정을 자극한다.

이 시는 자연과 인간의 밀접한 관계를 강조하며,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다만, 옥수수의 상징성을 조금 더 확장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면 더 풍부한 해석이 가능했을 것이다.

이 시는 자연의 경이로움과 인간의 노력을 아름답게 결합한 뛰어난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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