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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08. 2024

박길동 시인의 시 '김치부침개'를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연일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비갠 오후

틈새

들기름 두룬

김치전에

탁주 한 사발


거나하게

들이켠다.






                        김치부침개

         
                               시인 石英 박길동




무더운 여름
비 오는 날 오후

휴대용 가스버너 켜 놓고
지글지글 김치전에
막걸리 한 잔 들이켠다

두메 산 골 먼 고향이 무르익어 가고
고소한 들기름 향 내음에
어머니의 삼베 적삼을 적신다

오월의 장미꽃보다 더
아름다운 짙은 향기
어머니 땀 내음 마시며

이 세상 다 품은 그대의
넓은 가슴에 안기고 싶다
비 오는 그날에~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박길동 시인

그의

'김치부침개'

비 오는 날 오후의 정취와

어머니의 따뜻한 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시인은

한국의 전통 음식과

그 음식이 불러일으키는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통해

독자에게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 / 비 오는 날 오후"
  이 행은 여름의 무더운 날씨와 비 오는 날 오후의 정취를 표현한다. 무더운 여름 날씨는 독자에게 더위와 습기를 상기시키며, 비 오는 날 오후는 그 무더위 속에서도 시원함을 제공하는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비는 단순히 날씨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시인의 감정적 배경을 암시하며 시의 시작을 부드럽게 여는 역할을 한다.

"휴대용 가스버너 켜 놓고 / 지글지글 김치전에 / 막걸리 한 잔 들이켠다"
  여기서 시인은 일상적인 장면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휴대용 가스버너와 지글거리는 김치부침개 소리는 독자의 감각을 자극하며, 막걸리 한 잔은 그 장면을 완성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 장면은 독자에게 친숙한 한국의 전통적인 주방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며, 동시에 소박한 행복을 느끼게 한다.

"두메 산 골 먼 고향이 무르익어 가고 / 고소한 들기름 향 내음에 / 어머니의 삼베 적삼을 적신다"
  이 부분에서 시인은 고향과 어머니를 떠올리며, 김치부침개의 향기가 고향의 기억을 되살린다고 말한다. 두메 산 골 먼 고향은 시인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장소로, 김치부침개의 향기와 어머니의 삼베 적삼은 그 고향의 이미지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이는 음식이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추억과 감정을 자극하는 매개체임을 보여준다.

"오월의 장미꽃보다 더 / 아름다운 짙은 향기 / 어머니 땀 내음 마시며"
  오월의 장미꽃보다 아름다운 향기는 어머니의 땀 내음과 연결된다. 여기서 시인은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을 찬양하며, 어머니의 땀이 김치부침개의 향기와 섞여 더욱 아름답고 진하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이는 어머니의 사랑이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세상 다 품은 그대의 / 넓은 가슴에 안기고 싶다 / 비 오는 그날에~"
  마지막 행에서는 어머니의 넓은 가슴에 안기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하며, 비 오는 날의 감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어머니의 품이 그리움을 더욱 절절하게 느끼게 한다.

이는 시인의 내면적인 갈망과 정서를 잘 드러낸 부분으로, 독자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석영 시인의 '김치부침개'는 일상 속의 소소한 행복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시로, 독자에게 감동을 준다. 비 오는 여름날 오후, 김치부침개의 향기와 소리는 시인의 고향과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며, 그 속에서 따뜻한 사랑과 정을 느끼게 한다.

시인은 섬세한 묘사와 감각적인 표현을 통해 독자의 오감을 자극하며, 일상의 작은 순간에서도 깊은 감동을 찾아내는 능력을 보여준다.

시의 표현은 단순하면서도 서정적이며, 시인의 진솔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 시는 독자에게 한국의 전통 음식이 불러일으키는 감동을 전달하며,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석영 시인의 이 시는  따뜻한 감성과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비 오는 날 오후, 김치부침개의 소리와

향기 속에서

고향과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시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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