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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08. 2024

이동민 시인의 시 '라일락'을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라일락


                                     시인 이동민


꽃 피면 돌아온다
입대한 아들의 옷 꾸러미
먼 파도에 상처 입은 숭어 떼
퇴근길 흔들리는 발자국 소리

라일락꽂이 울음을 대신 맡아준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이동민 시인의 "라일락"은 일상 속의 소소한 감정과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그 안에 담긴 깊은 정서를 표현한 작품이다. 시는 사소한 일상의 사건들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내면의 깊이를 드러내며, 라일락꽃이 그 상징적인 역할을 한다.

 "꽃 피면 돌아온다"
첫 행에서 '꽃 피면 돌아온다'는 자연의 순환과 인간의 삶의 주기를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라일락 꽃이 피는 시기는 봄이며, 이는 새로운 시작과 생명의 회복을 상징한다. '돌아온다'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어떤 것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장은 봄의 따뜻함과 함께 사랑하는 이의 귀환을 기대하는 마음을 드러내는 동시에, 자연의 리듬 속에서 반복되는 삶의 순환을 암시한다.

 "입대한 아들의 옷 꾸러미"
두 번째 행에서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통해 시적 주제의 개인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입대한 아들의 옷 꾸러미'는 부모와 자식 간의 이별을 나타내며, 특히 어머니의 심정을 드러낸다. 입대한 아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상징적인 사물로서 옷 꾸러미는 그리움과 애정, 그리고 기다림의 감정을 내포한다. 이 행은 부모의 희생과 사랑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동시에 사회적 역할에 따른 이별의 고통을 표현한다.

 "먼 파도에 상처 입은 숭어 떼"
세 번째 행에서는 자연의 이미지와 인간의 상처를 연결하여 보다 보편적인 차원에서의 고통을 다룬다. '먼 파도에 상처 입은 숭어 떼'는 바다의 거친 환경 속에서 상처를 입은 생명체들을 의미하며, 이는 우리 삶 속에서 겪는 시련과 고난을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이 행은 자연과 인간의 고통을 병치시킴으로써, 인간 존재의 연약함과 동시에 그 속에서도 끊임없이 살아가는 생명력을 강조한다.

 "퇴근길 흔들리는 발자국 소리 라일락꽃이 울음을 대신 맡아준다"
마지막 행에서는 일상 속의 지친 모습을 그리며, 라일락꽃이 그 위안을 제공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퇴근길 흔들리는 발자국 소리'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가는 이의 피로와 외로움을 나타낸다. '라일락꽃이 울음을 대신 맡아준다'는 시적 표현을 통해 라일락꽃이 단순한 자연의 존재를 넘어, 인간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위로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통해, 인간이 자연 속에서 위로를 찾을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동민 시인의 "라일락"은 자연과 인간의 감정을 아름답게 연결한 작품으로,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시는 간결한 표현 속에 깊은 정서를 담아내며, 라일락꽃을 통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각 행마다 구체적인 이미지와 상황을 통해 독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통해 삶의 아름다움과 고통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시의 언어는 함축적이면서도 직관적이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시는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위로와 희망을 찾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내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깊이 있는 시적 탐구가 지속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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