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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옥 시인의 '하얀 강'을 청람 평하다

정근옥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하얀 강




시인 정근옥







겨울을 흐르는 강은 어둠 속에서 스스로 길을 만들어 외로이 흘러간다


빛을 머리에 이고 한 번 간 적 없는 생의 사막 길을 홀로 헤쳐 간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길을 걸어도 세월이 할퀸 상흔이 화석으로 남아

꽃잎 흔드는 바람이 불면 가슴은

늘 멍이 들어 쓰라리다


흰 물결 흐르는 강물 위에서 가랑잎 목숨한 점이

캄캄한 빛을 밀어내고 은하를 떠가는 별이 되어 반짝거린다




청람 김왕식






정근옥 시인의 시 '하얀 강'은

겨울을 배경으로 한 강물의 흐름을 통해 인생과 고독, 사랑의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시는 자연을 통한 인간의 내면적 탐구를 세밀하게 다루며, 단순한 자연 묘사에 그치지 않고 깊은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


“겨울을 흐르는 강은 어둠 속에서 스스로 길을 만들어 외로이 흘러간다”


겨울 강의 이미지는 차갑고 고독하다. 여기서 강은 스스로 길을 만든다. 이는 외롭지만 독립적인 존재로서의 자아를 상징한다. 어둠 속에서 길을 찾는다는 표현은 삶의 고난 속에서도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어둠은 혼란과 불확실성을 상징하며, 그 속에서의 강의 흐름은 희망과 의지를 나타낸다.


별빛을 머리에 이고 한 번 간 적 없는 생의 사막 길을 홀로 헤쳐 간다.”


빛은 빛의 미세한 부분으로, 삶의 작은 희망이나 빛을 상징할 수 있다. 생의 사막 길은 황량하고 외로운 인생의 여정을 의미하며, 이를 홀로 헤쳐 간다는 표현은 고독한 삶의 투쟁을 드러낸다. 이는 또한 시인이 삶의 고난과 맞서 싸우는 용기를 암시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길을 걸어도 세월이 할퀸 상흔이 화석으로 남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행복할 것 같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그 흔적이 상흔으로 남아 화석이 된다는 것은, 시간의 무게가 결국 사랑의 흔적마저도 변화시키고 아픔으로 남긴다는 점을 나타낸다. 이는 인생의 무상함과 사랑의 영속성에 대한 고찰이다.


“꽃잎 흔드는 바람이 불면 가슴은 늘 멍이 들어 쓰라리다”


바람은 변화와 불안정성을 의미하며, 꽃잎을 흔드는 모습은 섬세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이 흔들리는 것을 상징한다. 가슴에 멍이 든다는 표현은 사랑과 인생에서의 상처와 아픔을 드러낸다. 이 행은 특히 감정의 섬세한 묘사가 돋보인다.


“흰 물결 흐르는 강물 위에서 가랑잎 목숨한 점이 캄캄한 빛을 밀어내고 은하를 떠가는 별이 되어 반짝거린다”


흰 물결은 깨끗하고 순수한 것을 상징하며, 강물 위에서 가랑잎의 존재는 미미하지만 의미 있는 존재를 나타낸다. 이는 작은 존재도 큰 우주 속에서 빛나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캄캄한 빛은 역설적인 표현으로,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내는 인간의 희망을 드러낸다. 은하를 떠가는 별은 우주의 무한함과 인간 존재의 신비로움을 상징한다.


정근옥 시인의 '하얀 강'은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고독과 희망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시인은 겨울 강이라는 차갑고 고독한 이미지를 통해 인생의 여정을 성찰하며, 사랑과 상처, 희망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다양한 상징과 감각적인 표현이 돋보이며,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특히, 자연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방식은 독창적이며 감동적이다.

이 시는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정근옥 시인의 독특한 시세계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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