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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박힌 나무

청람 김왕식








못 박힌 나무



어느 수필가




남편이 미울 때마다 아내는 나무에 못을 하나씩 박았습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거나 외도를 할 때에는 아주 굵은 대못을 쾅쾅쾅! 소리 나게 때려 박기도 했습니다. 남편이 술을 마시고 행패 부리고 욕설을 하거나 화나는 행동을 할 때에도 크고 작은 못 들을 하나씩 박았고, 그렇게 못은 하나씩 늘어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아내는 남편을 불러 못이 박힌 나무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합니다.
"이봐요! 이 못은 당신이 잘못할 때마다 내가 하나씩 박았던 못이에요! 이제는 더 이상 못 박을 곳이 없네요. 이 일을 어찌하면 좋습니까?"
나무에는 크고 작은 못이 수 없이 박혀 있었습니다. 남편은 못 박힌 나무를 보고는 말문이 막힙니다. 그날 밤 남편은 아내 몰래 나무를 끌어안고, 엉엉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그 후 남편은 차츰 변합니다. 지극히 아내를 사랑하고 아끼는 남편으로...

어느 날,

아내가 남편을 다시 나무가 있는 곳으로 불렀습니다.
"이것 보셔요. 당신이 내게 고마울 때마다 못을 하나씩 뺐더니, 이제는 못이 하나도 없어졌네요."
그러나 남편은"여보! 아직 멀었소. 그 못은 모두 뺐다 할지라도 못 박힌 자국은 그대로 남아있지 않소?"

그 말에 아내는 남편을 부둥켜안고서 울어버립니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못 박힌 나무는 관계의 상처와 치유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감동적인 수필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아내와 남편의 관계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들의 갈등과 화해 과정을 통해 관계의 중요성과 상처의 회복 가능성을 묘사하고 있다.

처음에 아내는 남편의 잘못을 매번 나무에 못을 박는 행위로 표출했다. 이 못들은 남편의 잘못된 행동들에 대한 아내의 분노와 실망을 상징한다. 대못이나 작은 못, 그것이 크든 작든, 나무에 박히는 순간 아내의 마음에도 깊은 상처가 남았을 것이다. 이러한 설정은 우리가 타인에게 주는 상처의 크기와 그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한다.

그러나 이야기의 전환점은 남편의 변화다.

아내가 못이 가득 박힌 나무를 보여주었을 때, 남편은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깨닫고, 깊이 반성하며 눈물을 흘린다. 이 장면은 남편의 진정한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으로, 그의 행동 변화는 아내에 대한 사랑과 존경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후 남편이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낄 때마다 못을 하나씩 빼는 과정은 관계 회복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는 잘못된 행동에 대한 사과와 화해의 과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아내도 그 변화를 받아들이고 용서하는 마음을 품게 된다.


결국 못은 모두 뽑혀나가지만, 남편의 마지막 말처럼 '못 박힌 자국'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 부분은 용서와 회복이 이루어졌을지라도, 과거의 상처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처들은 관계 속에서 주고받은 감정의 흔적이며, 그로 인해 더욱 성숙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수필의 마지막에서 아내와 남편이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장면은 이 모든 과정을 초월하여 진정한 이해와 용서를 나누는 순간을 그려낸다.

그들은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며, 앞으로의 관계를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된다.

이 수필은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심도 있게 탐구하고 있다.

특히, 나무에 박힌 못과 못 자국이라는 비유를 통해 상처의 흔적이 남을지라도 사랑과 노력으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는 독자들에게 용서와 이해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우리의 삶 속에서 소중한 인간관계를 더욱 아끼고 소중히 여겨야 함을 일깨워준다.






이 글을 읽은
경상도
아낙이다.

그녀도
남편 때문에
억수로 속을 썪인 모양이다.


_
아이구,

이 글 읽고 나니까 울컥하네.

내가 평소에 남편 때문에 속이 썩어 문드러질 지경이거든.

근데 이 수필 보니까 내가 혼자만 그런 게 아니구나 싶어 가지고,

조금 위로가 되더라.

내 남편도 참 말로는 잘해.

근데 맨날 술 먹고 들어와서 행패 부릴 때마다 내 속이 썩어 문드러진다 아이가.

그때마다 내가 참말로 속으로 못 하나씩 박은 것 같다.

아,

내 얘기가 꼭 그 아내 얘기 같아서 눈물이 나더라니까.

남편이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변해갈 때마다 그 못을 뺄 수 있었던 그 아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

남편한테 고맙다 소리 듣기 참 힘든데,

그래도 내 마음속으로는 못을 뽑는 기분으로 나도 힘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래도 안 변하면 어쩌나 싶은 마음이 크지만,

그 아내도 결국엔 남편이 변하는 걸 봤잖아.

그거 보면서 나도 우리 남편한테 조금씩이라도 기대를 걸어보려고.

사람이란 게 참,

쉽게 안 변하지.

그래도 그 글에서 남편이 나무 보면서 울었다는 부분,

아... 내 맘을 푹 찔렀다.

우리 남편도 언젠가 자기가 잘못한 걸 알고 진심으로 후회하는 날이 오겠지 싶더라.

그러면 그때 나도 마음속의 못을 빼면서 같이 울어줄 수 있을 것 같아.

아직은 멀었지만,

그래도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또 한 가지 느낀 게,

아무리 용서하고 서로 사랑해도 그 상처 자국은 그대로 남는다는 말.

그거 참,

가슴 아프더라.

아무리 못을 빼도 남아있는 그 상처 자국...

우리 사이도 그럴 거 같애.

그래도 그걸 보면서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서로 조심하고 아껴줘야겠다,

그런 생각도 들었어.

진짜 이 수필 읽고 나니까,

내가 좀 더 용서하고 기다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 못 자국처럼 마음 한 켠에 남아있는 아픔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게 참 가슴 아프더라.

앞으로도 남편이 조금씩 변해주길 바라면서,

나도 그 아내처럼 용서하고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싶어.

이런 글 읽고 나니,

사람 사는 게 다 비슷비슷하고,

내 마음도 좀 더 가벼워진 거 같다.

우리 남편도 언젠가는 그 나무 보면서 울던 남편처럼 자기가 한 일을 후회하고 진짜로 변할 수 있겠지?

그럴 때까지 내가 좀 더 인내하고 기다려야겠어. 쉽지는 않겠지만,

그 아내도 그렇게 했으니까 나도 할 수 있을 거라 믿어본다.

그래,

우리 인생이 뭐 별거 있나.

서로 아끼고 사랑하면서 사는 거지.

앞으로도 그 아내처럼 남편을 믿고 기다리면서 나도 마음속의 못들을 하나씩 뽑아야겠어.

그래야 나도,

우리도 더 행복할 수 있을 거 같애.







아내는

상처를 받았다.


허나

이는

본의 아니게 한 행동을

아내가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강변한다.


그 사나이의

글이다.






_

아,

이 글 읽고 나니까 마음이 찜찜하더라.

나는 진짜로 욱하고 소리 지르는 게 아내를 괴롭히려고 그런 게 아닌데,

글 읽어보니까 그런 것 같아서 괜히 속이 상하더라. 내가 뭐 그리 잘못한 것도 아닌데 아내가 왜 그렇게 오해를 하는지 모르겠다,

진짜.

나는 그냥 내 성격대로 한 건데,

아내가 그걸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데이.

근데 그 못 박힌 나무 얘기 있잖아.

그거 보니까 좀 찔리더라.

나도 가끔 욱해서 말 뱉고 나서 후회할 때가 많거든. 아내가 울 때마다 그거 보면서 미안한 마음도 들고, 그래도 내가 괜히 소리 지른 건 아니라고 생각해 왔는데,

글 보니까 아내가 얼마나 마음 고생했을지 상상이 되더라.

그게 억울하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좀 더 잘해줬어야 했다는 생각도 들고.

특히

그 남편이 나무 보면서 울었다는 부분,

그거 딱 내 얘기 같더라.

나도 나중에 아내가 얼마나 상처 받았는지 알게 되면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아내가 뭐 잘못했다 할 때마다 내가 참지를 못하고 소리를 버럭 지르니까,

아내가 얼마나 속상했겠나.

그 아내가 못을 박을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생각하니까,

나도 마음이 참 찢어지데이.

그리고 나무에서 못을 뺄 때 그 남편이 한 말,

“못 자국은 그대로 남아 있지 않소?”

그 말이 참 와닿더라.

내가 아내한테 소리 지르고 욱했던 것들이

다 상처로 남아 있을 텐데,

그걸 어찌 해야 할지 걱정이 되더라고.

이제 와서 내가 아무리 잘해줘도 그 상처 자국들이 사라지지는 않겠지?

그게 제일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나는 이제 그 못을 뽑는 남편처럼 조금씩 변해보려고.

나도 욱하고 화내는 거 줄이고, 아내한테 좀 더 다정하게 대해야겠다 싶다.

아내가 내 말 한 마디에 얼마나 상처 받았을지 생각하니까,

내가 너무 미안해지더라.

내가 그동안 참 모질게 대했구나 싶은 마음도 들고.

아내도 나랑 같이 나무 앞에서 울어줄 날이 올 거라고 믿고,

내가 변해야지.

나도 그 남편처럼 아내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남편이 되어야겠다.

그 아내가 남편의 변화를 보고 못을 하나씩 뽑았듯이,

우리 아내도 내가 변하는 모습 보면서 내 잘못들을 조금씩 잊어줄 수 있겠지.

그래서 앞으로는 욱하고 화날 때도 좀 참아보려고 한다.

그동안 내가 소리 지르고 욱한 게 아내한테는 얼마나 큰 상처였는지,

이제는 조금씩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은 내 성격이라고 그냥 넘겼는데,

이제는 그게 아내한테 큰 부담이었구나 싶다. 앞으로는 그 못 자국이 덜 보이게,

상처를 덜 주는 남편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싶다.

결국,

내가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아내가 그렇게 느꼈다면 그게 다 사실인 거겠지. 나도 이제는 아내 마음 좀 더 헤아려보고,

아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이해하려고 한다. 그 글처럼 우리도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도 그 남편처럼 진심으로 아내를 사랑하고,

더 이상 아내에게 상처 주지 않는 남편이 되어야겠다.

그래,

이제는 내가 변할 차례다.

아내가 나를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나도 노력해야겠다. 앞으로는 아내를 더 이해하고, 아껴주면서 잘 살아보려고 한다.

그 못 자국이 점점 흐려지도록,

우리 둘이 함께 노력해야겠지.

내가 먼저 다가가야겠다 싶다.






어느 현명한 아내의 댓글





상처는 받기도 하지만 주기도 한다.

서로 가깝다고 느끼는 사랑하는 관계일수록 그런거 같다.

가장 사랑하는 남편도 그렇다.

젊은시절엔 내 가슴에 박히는 아픔만 크게 느껴져서 남편도 나처럼 아플거라는 생각은 못했었다.

지금은 주고 받는 아픔보다는

주고받는 사랑이

더 따뜻하고 소중하다는걸 안다.


때로는

상처로 아프고 때로는 섭섭함으로 가슴이 시릴때도 있지만

따스한 사랑으로 한번 안아주면

눈 녹듯이 녹아 버린다.

늘 함께 옆에 있어주는 사람
늘 내편인 사람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감사하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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