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와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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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청람 김왕식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그의 철학적 사상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독일 문학과 철학의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한 저서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에서 니체는 '초인' 사상을 통해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기 초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사상은 니체의 정신사적 배경과 당시 사회의 상황을 깊이 있게 반영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간단히 살펴 본다.
니체는 19세기 유럽에서 살아가며, 당시의 사회적, 철학적 위기 속에서 자신의 철학을 발전시켰다. 19세기는 유럽이 과학적 발전과 산업화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종교적 가치관이 흔들리고, 전통적인 도덕과 윤리가 의문시되던 시기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니체는 기존의 도덕적, 종교적 질서를 부정하며,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하고자 했다.
특히 니체는 기독교의 도덕과 종교가 인간의 삶을 억압하고, 개인의 창조적 가능성을 제한한다고 보았다. 그는 전통적인 도덕과 가치 체계를 '노예 도덕'이라고 명명하며, 이는 인간을 비굴하게 만들고, 자신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대신 그는 강력한 의지와 창조적 에너지를 가진 '초인'의 등장을 통해 이러한 억압적 체계를 극복할 것을 제안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니체의 사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야기로, 주인공 차라투스트라가 산에서 내려와 인간들에게 자신의 철학을 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고독한 삶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후, 이를 인간들에게 전파하려 하지만, 그의 가르침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여기서 차라투스트라는 니체 자신을 대변하는 인물로, 그의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작품 내내 반복되는 주요 개념 중 하나는 '영원회귀'로, 이는 모든 사건이 무한히 반복된다는 사상이다. 니체는 이를 통해 인간이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긍정하고, 순간순간을 초월적으로 살도록 요구한다. 영원회귀의 사상은 인간이 자신의 삶에 대해 절대적인 책임감을 가지게 하며, 이는 곧 초인의 정신적 태도로 이어진다.
또한, '신은 죽었다'는 선언은 니체의 가장 유명한 표현 중 하나로, 기존의 종교적 가치 체계가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새로운 가치 체계의 필요성을 시사하며, 차라투스트라의 가르침이 바로 그 대안으로 제시된다.
니체의 사상은 단지 철학적 담론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심리와 사회 구조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특히, 그는 가정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부조리와 억압을 비판하며, 이를 인간 전체의 문제로 확장한다.
가정은 인간이 최초로 사회적 관계를 맺는 공간이자, 도덕적 가치관이 형성되는 장소이다. 그러나 니체는 가정이 때때로 인간의 창조적 본성을 억압하고, 사회적 규범에 순응하도록 강요하는 장소로 변질될 수 있다고 본다. 부모는 자식에게 전통적 도덕과 종교를 강요하고, 이러한 억압적 구조는 결국 자식의 정신적 성장을 저해하게 된다.
니체는 이러한 가정 내의 부조리를 통해, 개인이 자신을 초월하고, 참된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통적 가치관을 부정하고,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곧 '초인'이 되어야 한다는 니체의 핵심 사상과 연결된다. 초인은 자신의 내적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사회적 규범이나 도덕적 억압에 구속되지 않는 존재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니체의 철학을 문학적 형태로 풀어낸 작품으로, 당시 사회와 가정의 억압적 구조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초월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니체는 기존의 도덕과 종교를 부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이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긍정하는 존재로 거듭날 것을 요구한다.
이 작품은 현대 사회에서도 큰 울림을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여전히 많은 개인이 전통적 가치관에 얽매여 자신의 참된 자아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가정, 사회, 국가 단위에서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니체의 초인 사상은 오늘날에도 인간이 스스로를 초월하고,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수 있도록 도전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요컨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단순한 철학적 텍스트를 넘어,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는 심리적, 사회적 분석이 담긴 작품으로서, 니체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전통적 가치에 도전하고,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니체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