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탕달의 소설 '적과 흑'과 현실 인식
청람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Sep 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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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탕달의 소설 '적과 흑'
청람
스탕달의 소설 '적과 흑'은 프랑스혁명 이후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계급, 야망, 사랑을 탐구한 작품으로, 주인공 '쥘리엥 소렐'의 이야기를 통해 계급 상승의 욕망과 도덕적 갈등을 다룬다.
이 소설의 주제는 현대 사회와도 많은 면에서 공명하며,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다.
쥘리엥 소렐은 평범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출세를 위해 자신의 신념을 숨기고 야망을 쫓아 권력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신분 상승을 꿈꾸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윤리적 갈등과 내적 고뇌를 겪는다.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쥘리엥과 같은 도전에 직면한다. 개인의 성공을 위해 때로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타협하고, 권력과 돈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처럼 개인의 성공과 도덕적 가치 사이의 딜레마는 오늘날의 우리 사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例로, 우리는 현대의 직장 문화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사회가 요구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위해 무리하게 경쟁하고, 때로는 타인의 성공을 방해하거나, 자신의 가치를 희생하면서까지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애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주 ‘진정한 나’와 멀어지게 되며, 이는 내면의 갈등과 심리적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쥘리엥이 귀족 사회에 들어가 그들처럼 행동하려 했던 것처럼,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때로는 '가짜 모습'을 내세우며 살아가기도 한다. 소셜 미디어를 예로 들면,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더 멋지게 포장하여 보여주려 하고, '좋아요'나 팔로워 수로 자신의 가치를 측정하려 한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하고, 진정한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적과 흑에서 쥘리엥의 행동은 그의 내적 불안과 갈망을 드러낸다. 그는 권력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며, 결국 파멸로 치닫게 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권력과 사랑, 그리고 개인의 욕망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많은 이들이 커리어와 개인적 욕망 사이에서 균형을 잃고, 결국 자신이 원하지 않는 길로 가게 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성공'의 정의가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돈과 명예만이 성공을 의미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지키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치는 끊임없는 사회적 압력과 경쟁 속에서 쉽게 잊히기 쉽다.
쥘리엥이 결국 그의 욕망의 결과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것처럼, 오늘날의 우리도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면 비슷한 결과를 마주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더 이상 귀족과 평민의 뚜렷한 구분이 없지만, 여전히 경제적, 사회적 배경에 따른 불평등은 존재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사회적 상승을 꿈꾸며, 더 나은 삶을 위해 무한 경쟁에 뛰어든다. 이 과정에서 쥘리엥처럼 자신을 잃어버리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잊어버리기도 한다.
결국, 적과 흑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개인의 야망과 욕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도덕적 가치와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는 것보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욱 의미 있는 삶일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스탕달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을 다시금 돌아보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쥘리엥이 겪었던 비극을 피하고, 보다 온전한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