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Sep 29. 2024

도담삼봉

청람 김왕식








                           도담삼봉



                            시인 박성진






산은 붉게 물들어 단풍잎 형형색색 불태우는데
도담삼봉 맑은 물도 황금빛
강물이어라

둥근 해도 석양을 넘기 전
삼봉과 만날 때  금빛과 은빛 물결이 합치어 가을을  뜨겁게 달구어 열애한다.

석회암 카르스트 원추모양 봉우리여! 우뚝 솟은 그 현상을 보러 온 묵객들이 시와 그림으로
펼치는 곳이 도담삼봉이라

삼봉에  푸른 바위에 등기대어 놀다 보면 세상 근심걱정 내려놓고 만추 속에 힐링한다.

단양에서 누리는 여행자여! 황금빛 금가루를 뿌리면서
석양이 넘어가기 전 *카렌의 낭만가객 노래를 불러주련





*카렌은 지표가 용식될 때 차별용 식으로 인하여 용식구 사이에 잔존하는 암추모양의
돌출부를 말한다.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낸 원추모양의 도담삼봉이 "카렌"의 암추모양의  돌출부를 만들어낸  모습이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박성진 시인의 시 ‘도담삼봉’은 그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에 깊은 관심을 두고, 삶의 고요와 아름다움을 작품 속에 녹여내는 작가임을 잘 보여준다. 그의 시 세계는 항상 자연의 풍경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감정을 투영하며, 그 안에 존재하는 평화와 삶의 가치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다. ‘도담삼봉’ 역시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자연 풍경을 노래하며, 그 안에 투영된 시인의 철학적 통찰을 드러낸다.

첫 행, "산은 붉게 물들어 단풍잎 형형색색 불태우는데"는 산의 가을 풍경을 담아낸다. 여기서 산이 "붉게 물들어"간다는 표현은 단풍의 화려한 색채와 함께 시간의 흐름을 강조한다. "불태우는데"라는 구절은 강렬한 감정을 드러내며, 자연의 생동감이 마치 활활 타오르는 불꽃처럼 비유된다. 이는 일상의 정적을 깨는 자연의 역동성과 인간이 느끼는 감동을 드러낸다.

다음 행의 "도담삼봉 맑은 물도 황금빛 강물이어라"는 도담삼봉을 흐르는 맑은 물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장면을 그린다. 자연의 깨끗함과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이 '황금빛'이라는 시각적 이미지로 강조된다. 이는 자연과 시간의 흐름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음을 표현하며, 독자로 하여금 자연의 경이로움 속에 빠져들게 한다.

"둥근 해도 석양을 넘기 전 삼봉과 만날 때 금빛과 은빛 물결이 합치어 가을을 뜨겁게 달구어 열애한다." 이 부분에서는 석양의 해와 삼봉이 만나는 순간을 묘사하며, '금빛'과 '은빛'의 물결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장관을 그린다. 이때의 "열애"라는 단어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마치 사랑의 열정처럼 뜨거움을 전한다. 해가 지는 순간이 삼봉과의 뜨거운 만남으로 그려지며, 인간과 자연의 열렬한 교감이 절정에 달한다.

"석회암 카르스트 원추모양 봉우리여! 우뚝 솟은 그 현상을 보러 온 묵객들이 시와 그림으로 펼치는 곳이 도담삼봉이라." 이 행에서는 도담삼봉의 독특한 지형을 묘사하며, 그것을 감상하러 오는 이들을 '묵객'이라 표현한다. 이는 자연의 경치를 바라보는 이들이 단순히 관광객이 아니라 시와 그림으로 표현하는 예술가들임을 강조한다. 도담삼봉의 독특한 카르스트 지형과 그 봉우리가 시인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삼봉에 푸른 바위에 등기대어 놀다 보면 세상 근심걱정 내려놓고 만추 속에 힐링한다." 이 구절은 자연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평안과 위안을 강조한다. 도담삼봉의 자연경관은 일상의 근심과 걱정을 잊게 하며, 가을의 깊은 속에서 치유되는 느낌을 주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시인은 자연을 통한 내면의 평화를 찾는 과정을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단양에서 누리는 여행자여! 황금빛 금가루를 뿌리면서 석양이 넘어가기 전 *카렌의 낭만가객 노래를 불러주련" 이 부분은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건네며 시를 마무리한다. 단양을 여행하며 황금빛 가루가 뿌려지는 듯한 자연의 황홀경 속에서 낭만과 노래를 즐기라는 권유는 자연과 예술의 조화 속에 행복을 찾으라는 시인의 메시지를 전한다.

요컨대, 박성진의 ‘도담삼봉’은 자연의 풍경을 통해 인간 내면의 정서와 조화를 노래한다. 카르스트 지형의 독특한 봉우리인 도담삼봉을 바라보는 시선은 단순한 풍경 묘사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의 장관 속에서 삶의 근심과 번뇌를 씻어내는 휴식을 찾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다. 이러한 표현은 자연과 인간의 긴밀한 교감을 시각적으로 그리고 감성적으로 전달하며, 그 속에 담긴 철학적 사유와 가치관이 돋보인다.

시의 구조와 표현 또한 시각적 이미지와 감성적인 표현이 강조되어 독자로 하여금 단순한 관조를 넘어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몰입을 유도한다. "불태우는" 단풍, "황금빛 강물, " "금빛과 은빛의 물결" 등의 비유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강렬하게 묘사하며, 자연 속에서의 치유와 열정을 그려내는 표현들이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주제의식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박성진 시인은 자연의 경이로움과 그 안에서 느껴지는 인간의 감정,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하는 치유와 위안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도담삼봉'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깊이 있게 사유한 시이며,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작가의 독특한 시선과 감각이 담긴 작품이다.



ㅡ 청람

작가의 이전글 1442 계단 ㅡ 허태기 시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