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돈키호테와 산초

시인 박성진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돈키호테와 산초


시인 박성진




구수한 향기 커피 냄새 이탈리아 수제 피자는 내 오랜 잠을 깨우고 베네치아를 깨알같이 쓴 노트 내 품에 쏙 넣었다
다시 내 고향 스페인으로 간다 돈키호테가 나에게 준 상금 여행경비로 탕진했지 만 숨겨둔 비상금을 챙긴다 낡은 나룻배를 수선하고 춥고 고독한 노르웨이로 배를 젓는다.
극작가 요포세가 초청장을 보냈으니 그를 만나기 전 희곡 몇 편 보고 만나는 것이 예의 바른 산초가 할 일 900편의 깨알같이 많은 희곡들 자살률 1위 의 불명예를 해결하기 위한 나의 여행의 종착지는 한국이다.
희곡의 인식이 얕은 불모지 한국에 괴테를 초대해 본다.










문학평론가 청랑 김왕식





박성진 시인의 '돈키호테와 산초'는 여행의 즐거움과 작가의 사유를 담은 산문시로, 독특한 삶의 궤적과 철학적 고찰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시인의 시적 세계관은 여행과 창작, 고독과 유머를 동시에 품고 있다. 삶을 대하는 유연한 태도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은 이 시에서 곳곳에 드러난다. 시인의 경험은 다문화적이고 글로벌하며,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모습이 시의 곳곳에서 발현되어 있다.

"구수한 향기 커피 냄새 이탈리아 수제 피자는 내 오랜 잠을 깨우고 베네치아를 깨알같이 쓴 노트 내 품에 쏙 넣었다."

첫 행에서는 이탈리아의 일상을 한적한 풍경과 함께 그려내고 있다. 구수한 커피 향과 이탈리아의 수제 피자는 작가에게 익숙하면서도 따뜻한 이미지로 다가오며, 이러한 일상적인 이미지들이 오랜 잠을 깨우듯이 작가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베네치아를 깨알같이 쓴 노트"는 베네치아의 풍경과 일상을 세밀하게 기록한 모습을 나타낸다. 이는 작가의 세심한 관찰력과, 세계를 보는 따뜻한 시선을 보여준다.

"다시 내 고향 스페인으로 간다 돈키호테가 나에게 준 상금 여행경비로 탕진했지 만 숨겨둔 비상금을 챙긴다."

스페인은 작가의 정서적 고향이다. 돈키호테라는 문학적 인물과의 만남을 통해 상상 속에서의 여행이 현실의 여행과 중첩된다. 돈키호테가 준 상금으로 여행경비를 탕진하는 모습은 풍자적이며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있다. 이는 돈키호테의 모험과 유사한 작가 자신의 자유로운 영혼을 드러내며, "숨겨둔 비상금"이라는 표현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모험을 놓지 않는 산초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낡은 나룻배를 수선하고 춥고 고독한 노르웨이로 배를 젓는다."

낡은 나룻배는 작가의 인생과 비슷한 운명을 상징한다. 삶의 여정은 낡고 지치지만, 그 배를 수선하고 다시 나아가려는 모습은 작가의 강인함과 도전 정신을 나타낸다. 춥고 고독한 노르웨이로 향하는 것은 외로움을 마주하는 여행이자 새로운 창작과 깨달음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다. 이러한 과정은 자기 극복과 삶의 본질을 향한 깊은 사유를 의미한다.

"극작가 요포세가 초청장을 보냈으니 그를 만나기 전 희곡 몇 편 보고 만나는 것이 예의 바른 산초가 할 일 900편의 깨알같이 많은 희곡들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해결하기 위한 나의 여행의 종착지는 한국이다."

여기서 요포세라는 극작가의 초청을 받는 것은 산초가 예의를 갖춰 희곡을 읽고 그를 만나는 과정에서 삶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되는 작가의 진지한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900편의 깨알같이 많은 희곡들"은 작품과 작가의 풍요로운 창작 활동을 상징하며, 그가 삶에 대한 예리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 부각된다. "자살률 1위의 불명예"는 노르웨이의 사회적 현실을 암시하면서도, 이를 극복하려는 시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희곡의 인식이 얕은 불모지 한국에 괴테를 초대해 본다."

한국을 향한 여정은 희곡의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키려는 시인의 꿈을 담고 있다. 괴테를 한국에 초대한다는 것은, 그만큼 희곡과 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열망을 나타낸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문학의 힘과 그 인식의 중요성을 일깨우려는 시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의 감성적 측면은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작가의 여정 속에서 느껴지는 풍부한 향기와 색채, 그리고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독특한 감정들로 가득하다. 작가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과 낯선 장소에서의 경험을 진솔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또한 '돈키호테'와 '산초'라는 상징적 인물들은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모험과 끊임없는 자기 성찰의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

이 시의 주제의식은 인생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탐험, 그리고 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요약될 수 있다. 박성진 시인은 자신을 산초에 빗대어, 현실 속에서도 끊임없는 상상과 희망을 놓지 않고 모험을 즐기는 삶을 그려낸다. 이러한 표현은 삶의 역경과 즐거움을 모두 포용하고, 불완전한 세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가치관을 담고 있다.

요컨대 '돈키호테와 산초'는 산문시로서의 특징을 충실히 보여주며, 시인의 독특한 삶과 세계에 대한 관점이 잘 녹아있다. 여행을 통해 얻는 다양한 경험과 그것을 통해 얻은 깨달음들이 자유로운 표현과 상징을 통해 독자에게 전해진다. 감성적이면서도 지적인 시적 흐름은 시인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시 전체의 유기적인 흐름을 잃지 않고 전달한다.








박성진 시인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시인님의 시 '돈키호테와 산초'를 읽고 깊은 감동과 영감을 받아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 시인의 글 속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감성과 자유로운 영혼이 제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켰습니다.

이탈리아의 향기로운 커피 내음, 고향 스페인의 풍경, 그리고 고독한 노르웨이의 차가운 공기까지, 시인님의 작품은 마치 시인의 눈으로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특히 ‘돈키호테’와 ‘산초’의 모험을 통해 시인님께서 전하고자 하는 인생의 철학과 도전정신은 저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아낸 그 여백의 미학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저를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한국에 괴테를 초대하는 시인의 상상력은 문학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합니다. 또한, 삶을 향한 시인의 열정과 탐험 정신, 그리고 고독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은 시인님만의 독특한 목소리로 표현되어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시인님께서 그려내는 삶과 문학의 깊이를 닮아가고 싶은 한 독자로서, 앞으로도 시인님의 작품이 우리 모두에게 귀한 메시지를 전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시인님의 행보와 새로운 작품이 항상 기대되고 응원하고 있음을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앞으로의 창작에도 행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ㅡ 청람 김왕식




keyword
작가의 이전글천준집 시인의 '늙어가는 나에게' 평론가 김왕식 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