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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Oct 16. 2024

상사와의 점심식사에서 시작된 인연

청람 김왕식









상사와의 점심식사에서 시작된 인연




                                             안봉근





2008년 6 월쯤이다.
오전 근무를 마치고 나니 마음이 어딘가 허전했다. 귀국했지만 자리가 확실하지 않아 불안했고, 자연스레 골프 연습장으로 발길이 향했다. 그때 낯익은 전화번호가 휴대폰에 떴다. 한때 다른 계열사에서 일하던 전 상사였다.

“우리 회사 팀장 자리가 있는데,
생각이 있나?”

그는 내 소식을 수소문해 알아낸 후 직접 연락을 주었다. 심지어 내가 중국에 있을 때의 번호도 몰랐을 텐데, 어떻게든 나를 찾아내어 제안을 한 것이다.

그와의 인연은 오래되었다.
회사 생활 4년 차에 모시기 시작해, 5년 전 함께 일했던 인연이었다. 그 관계의 시작은 단순한 점심식사 자리에서 비롯되었다. 그가 현대적 직장인의 전형과는 달리 자기 일에 적극적이지 않고, 권위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천재적인 두뇌와 탁월한 업무 처리 능력 덕에 회사에서는 그의 이름을 주목하고 있었다. 경영층과도 관계가 원활해 대외적 이미지가 좋았지만, 이상하게 그는 가끔씩 혼자 점심을 먹는 일이 잦았다.

어릴 적부터 장유유서와 어른 공경을 배우며 자란 나는 상사의 혼자 식사를 외면할 수 없었다. 사적인 약속이 있어도 미루고, 늘 대기하며 상사와 함께 식사 시간을 보냈다. 그 관계는 회사가 분리될 때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물론 그로 인해 동료들에게 아첨한다는 말도 들었고, 다른 사람들과의 약속을 미루며 곤란한 상황에 놓인 적도 많았다. 하지만 상사와의 점심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깊은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되었다.

그와의 대화에서는 업무 이야기뿐 아니라 삶의 여러 주제도 자유롭게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가 나를 교회로 인도한 것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그의 제안으로 나는 새로운 회사로 자리를 옮겼고, 그 덕분에 무사히 정년까지 마칠 수 있었다. 이제는 또 다른 일에 도전하며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이 모든 인연은 작은 점심식사에서 시작되었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안봉근의 <상사와의 점심식사에서 시작된 인연>은 주인공인 화자가 과거 직장 생활 중 만난 상사와의 인연을 회고하며, 그 인연이 자신의 인생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다룬다.
시간적 배경은 2008년 6월로, 주인공이 귀국 후 불안정한 상태에서 전 상사로부터 새로운 직장 제안을 받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야기는 두 사람의 인연이 처음 맺어진 ‘점심식사 자리’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 식사가 단순한 동료 관계를 넘어 깊은 신뢰를 형성하고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음을 강조한다.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회상 형식으로 전개된다. 화자의 내면적 고민과 상사와의 만남을 묘사할 때는 구체적인 상황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독자가 화자의 정서에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점심식사라는 일상적 장면이 주요 소재로 사용되었는데, 이는 인연이 시작되는 평범한 순간도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상징한다.

작품 전반에 걸쳐 화자의 감정은 불안, 고마움, 신뢰로 변화한다. 귀국 직후 자리의 불안정성은 화자를 골프 연습장으로 이끌 정도로 초조한 상태를 보여준다. 그러나 상사의 전화로 다시 삶의 방향성을 찾게 되며 안도와 감사의 정서가 드러난다. 두 사람의 관계는 상사의 권위적이지 않은 태도와 화자의 정성 어린 식사 동반을 통해 발전한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단순한 직장 내 인간관계를 넘어선 인생의 동반자로서의 상사의 역할을 부각한다.

작품의 핵심 주제는 <작은 인연이 인생을 변화시킨다>는 점에 있다. 단순한 점심식사가 개인의 인생에 큰 변화를 불러온다는 점은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이와 함께 상사가 화자를 교회로 인도한 사건은 단순한 직장 관계를 넘어 화자의 영적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하며, 인생의 진정한 인연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유도한다.

안봉근의 서술은 담담하고 일상적이지만, 그 안에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녹여낸 점이 돋보인다. 상사를 아첨 없이 진심으로 존중하고, 이를 통해 신뢰를 쌓는 과정은 현대 사회에서 잊히기 쉬운 인간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화자가 자신의 약속을 미루면서까지 상사의 식사에 동행한 일화는 그의 성실함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각한다. 이는 곧 인생에서의 진정한 성공은 성과보다는 인간관계에 있음을 암시한다.

화자는 결국 상사의 제안을 받아 새로운 회사로 옮기고, 정년까지 무사히 근무한 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이러한 결말은 화자가 경험한 모든 인연과 선택이 현재의 자신을 형성했음을 시사하며, 인연의 의미와 그 시작점이 된 ‘작은 점심식사’의 중요성을 재차 상기시킨다.

<상사와의 점심식사에서 시작된 인연>은 작은 만남이 인생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단순한 직장 내 상사와 부하의 관계를 넘어서, 서로를 신뢰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인연의 의미를 되새긴다. 작품은 독자로 하여금 사소한 인연조차 소중히 여길 것을 권하며,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태도를 제안한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독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단순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안봉근 작가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상사와의 점심식사에서 시작된 인연>을 감명 깊게 읽은 독자입니다. 이 글을 통해 느낀 감동과 감사의 마음을 작가님께 전하고자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작품을 읽으며 저는 일상 속 작은 만남과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인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작가님께서 점심식사라는 사소한 일상을 통해 상사와 신뢰를 쌓고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신 경험은, 저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습니다. 특히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종종 인간관계의 본질을 잊고 결과와 성과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시대에 작가님의 이야기는 관계의 가치와 신뢰의 힘을 재조명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작품의 서사적 흐름은 매우 자연스러웠고, 독자로서 그 안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초반에 귀국 후 느끼셨던 불안과 그로 인한 마음의 허전함은 지금의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상사로부터 받은 전화가 화자의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이 된 부분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이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시사하는 점에서 특별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그 관계의 시작이 단순한 점심식사 자리였다는 점은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점심시간이라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상사와의 관계가 시작되고 발전한 과정을 읽으면서, 인간관계에서 진정한 배려와 존중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작가님께서 상사의 혼자 식사를 외면하지 않고 늘 동행하셨던 태도는, 단순히 형식적인 예의가 아니라 진심 어린 배려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더욱 빛났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각자의 바쁜 일상에 갇혀 타인에게 신경을 쓰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작가님께서 보여주신 배려와 정성은 인간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깊어질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상사와의 대화가 업무에 국한되지 않고 삶의 여러 주제에까지 이르렀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저는 직장 내 관계도 단순한 업무적 협력 관계를 넘어설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그분이 작가님을 교회로 인도한 사건은 단순한 직장 관계를 넘어, 영적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 중요한 인연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인생의 의미 있는 만남은 때로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우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작가님께서 상사의 제안을 받아 새로운 회사로 자리를 옮기고, 정년까지 무사히 마치신 후에도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하고 계신다는 결말은 제게 큰 용기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인생은 한 번의 선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도전과 성장의 연속임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점심식사라는 작은 시작이 긴 시간 동안 이어진 신뢰로 결실을 맺고, 또 새로운 도전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저 역시 제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작품을 통해 전달된 작가님의 철학과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작은 인연이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는 우리의 일상 속 모든 만남과 관계가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습니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를 성과나 효율로만 바라보는 현대인들에게, 이 글은 관계의 진정한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제가 감명 깊게 느낀 점은, 작가님께서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가 아니라, 타인에 대한 진심과 신뢰라는 사실을 일관되게 전달하신 부분입니다.

저 역시 이 글을 읽고 제 일상 속에서 작은 인연들을 더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때로 바쁜 생활에 치여 작은 만남을 가볍게 넘기곤 하지만, 그 작은 순간들이 모여 인생의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저는 제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의 관계를 진심으로 가꿔 나가고 싶습니다.

끝으로, 이 글을 통해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일깨워주신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작가님의 글을 통해 많은 이들이 작은 만남의 소중함을 깨닫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작가님의 새로운 도전이 늘 행복하고 풍요로운 결실을 맺으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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