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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Nov 12. 2024

주광일 시인의 '늦가을' 청람 김왕식 평하다

주광일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늦가을




                   시인 주광일




살맛 나는 세상을 꿈꾸며
한 잎 두 잎 낙엽이 진다
어쩌다 찬바람 불면
우수수 쏟아진다

멀지 않아
희끗희끗한 눈 내리면
시끌벅적한 세상이
차분히 가라앉으리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주광일 시인의 삶은 한평생 국가와 민족에 대한 사랑과 헌신으로 가득했다. 그는 격동하는 한국의 현대사를 살아오면서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심화하는 사회적 현실을 깊이 고민해 왔다.
그러한 작가의 삶과 시대에 대한 통찰은 이 시 '늦가을'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그는 불협화음이 가득한 세상을 차분하게 덮어줄 어떤 평화의 순간을 기대하며, 소박하지만 간절한 소망을 시에 담았다.
마치 가을의 마지막 낙엽이 떨어지고 눈이 덮여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기를 바라듯, 작가는 이 시를 통해 혼란과 분열의 세상이 잠잠해지길 꿈꾸고 있다.

첫 행에서 “살맛 나는 세상을 꿈꾸며”라는 표현은 이상향에 대한 작가의 염원을 나타낸다. 이 꿈은 단순한 개인의 욕구를 넘어서 사회적 안녕과 평화에 대한 바람을 내포하고 있다. ‘한 잎 두 잎 낙엽이 진다’라는 구절은 세상의 변화를 암시하며, 차곡차곡 쌓이는 낙엽이 어쩌면 쌓여가는 세상의 부조리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이어지는 행에서 “어쩌다 찬바람 불면 우수수 쏟아진다”라는 표현은 외부의 자극에 의해 빠르게 반응하는 세상을 묘사한다. 이는 진보와 보수의 첨예한 대립을 통해 쉽게 동요하는 사회를 비유적으로 나타내며, 상처받기 쉬운 공동체를 상징한다.

‘멀지 않아 희끗희끗한 눈 내리면’이라는 행은 겨울이라는 계절의 이미지로, 시인이 꿈꾸는 평온과 치유의 순간을 기대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이 희끗한 눈은 대립과 갈등을 모두 덮어줄 수 있는 고요와 평온의 상징으로, 차가운 눈이지만 동시에 치유의 역할을 한다.

마지막 행인 ‘시끌벅적한 세상이 차분히 가라앉으리라’는 시인의 소망이 절정에 이르는 구절이다.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세상이 마침내 조용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며, 이는 사회적 갈등을 평화와 조화로 덮고자 하는 시인의 간절한 마음을 전한다.

이 시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리듬 속에서 점진적으로 가라앉는 흐름을 통해 독자에게 안정감을 제공한다. 시적 표현에서 반복되는 이미지인 '가을 낙엽'과 '눈'은 대립을 덮고 치유를 상징하는 매개체로 기능하며, 시인의 조화와 평화에 대한 이상이 돋보인다. 시적 감성과 이미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조화로운 구성을 이루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인이 강조하는 국가적, 사회적 가치가 자연스럽게 독자의 마음에 스며들게 한다.





주광일 시인님께,
김왕식 인사드립니다.



시인님의 깊은 뜻이 담긴 시 ‘늦가을’을 읽고 저의 마음도 그 고요한 울림에 젖어듭니다.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생을 바쳐오신 시인님의 발자취와 그 길에 담긴 애국심에 깊이 감동받습니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으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우리 사회에서, 시인님께서 표현하신 ‘차분히 가라앉기를’ 바라는 그 마음은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숙고의 시간을 안겨줍니다.

시인님께서 오랜 시간 동안 보여주신 헌신과 애정은 우리 사회의 기틀을 이루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특히 검사, 장관, 변호사로서 정의와 공정을 위해 애쓰시던 모습은 저와 같은 후학들에게도 큰 귀감이 되었습니다. 시인님께서 말씀하셨듯, ‘살맛 나는 세상’이란 바람은 결코 개인의 욕망이나 소망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나라 전체가 더 안전하고 조화로운 곳이 되기를 기원하는 소망이 그 안에 담겨 있습니다.

시 ‘늦가을’에서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낙엽은 마치 현재 우리 사회가 마주한 갈등과 분열의 상징처럼 다가옵니다. 떨어지는 낙엽들 속에서 희망을 품고, 찬바람이 불면 우수수 떨어지는 광경은 잠시의 고통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시인님께서 묘사하신 ‘희끗희끗한 눈’의 이미지는 그 모든 갈등과 상처를 감싸 안을 치유의 순간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우리의 상처와 갈등이 하얀 눈으로 덮여 치유되기를 바라시는 시인님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하신지 느껴집니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 시인님께서 누구보다 먼저 일어서신 것을 기억합니다. 저 또한 시인님의 발자취를 보며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는 길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때로는 동료와 친구들마저 대립하게 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될 때, 흔들리지 않으시고 묵묵히 중심을 지키며 애국의 길을 걸으신 시인님의 모습은 후학들에게 큰 지침이 됩니다.

저는 시인님의 시를 읽으며 그저 자연의 풍경을 넘어, 혼란과 고통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진정한 메시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시인님께서 ‘차분히 가라앉으리라’고 하셨듯, 이 나라의 갈등도 언젠가는 소멸하여 평화와 조화가 찾아오리라 믿습니다.
시인님께서 꿈꾸시는 ‘살맛 나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저도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를 다짐합니다.

끝으로, 평생을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몸 바쳐오신 시인님께 진심 어린 경의를 표합니다.
시인님의 삶과 작품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리라 믿습니다. 계절의 끝자락에 서서, 시인님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2024  11  12  화

청람 김왕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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