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패션은

김왕식






나의 패션은






패션은 단순히 옷을 입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을 표현하는 언어이자, 삶을 담아내는 예술이다. 계절에 맞는 옷차림은 편리와 안전을 위해 필요한 상식일지 모른다. 하지만 인간은 상식을 넘어설 때 비로소 창조의 경지에 다다른다. 여름 한가운데 긴 부츠를 신는 사람, 한겨울에도 미니스커트를 고집하는 사람. 그들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자신만의 계절을 입는 중이다.

긴 부츠를 신은 여름의 행인이 있다. 그에게 부츠는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무더위 속에서도 자신만의 시원한 고독을 유지하려는 선언일지도 모른다. 겨울의 찬바람을 헤치고 미니스커트를 입은 이는 자신의 강인함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을 담았을 것이다. 그들은 계절에 대항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계절을 새롭게 정의하며, 자신의 내면과 세계를 연결하려는 몸짓일 뿐이다.

패션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자유를 상징한다. 자유란 기존의 질서를 깨뜨릴 때 비로소 실현된다. 여름의 긴 부츠와 겨울의 미니스커트는 그러한 자유의 깃발이 아닐까? “너는 무엇을 입고 있는가? 너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의 정체성을 탐구하게 만든다.

옷은 단순한 천 조각이 아니다. 그것은 시대의 흐름과 개개인의 이야기가 담긴 도구다. 우리는 매일 옷을 고르며 세상과 대화한다. 어떤 이는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자신을 기쁘게 하는 옷을 선택하고, 또 어떤 이는 세상의 질서를 깨고 새로운 패션의 흐름을 만든다.

질문이 남는다.
계절을 넘나드는 이 자유로움은 진정한 자유일까, 아니면 자유를 흉내 낸 무지일까? 어쩌면 자유와 무지의 경계는 애초부터 명확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선택이 남을 의식한 결과가 아니라 스스로와의 대화에서 비롯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긴 부츠와 미니스커트는 단순한 옷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상징이다. “너는 이 계절의 옷을 입을 것인가, 아니면 너만의 계절을 창조할 것인가?” 자유는 이러한 질문 속에서 싹튼다. 그리고 그 답은 오직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패션은 단순히 몸을 가리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의 대화이자, 그 대화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노정이다. 그러므로 패션은 자유다. 그 자유는 때로는 계절을 넘어, 우리에게 새로운 계절과 의미를 선물한다.



ㅡ 청람

keyword
작가의 이전글경복고등학교 53회 송년회 밤, 새로운 100년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