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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ㅡ 시인 허태기

김왕식






시는



시인 청강 허태기




시는
열사의 아프리카에
새하얀 눈 내리고
동토의 시베리아에
장미꽃을 피웁니다

시는 밤하늘의 별을
연인의 눈동자에
숨기기도 하고
사랑의 불꽃을
무지개에 태워
천국으로 인도합니다

시는
고독한 들녘
제비꽃이 피우는
삶의 향기이며
메마른 영혼 적셔주는
신의 눈물입니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허태기 시인은 인간 삶의 고통과 희망, 자연과 신성의 조화를 통해 깊은 철학적 사유를 전하는 시인이다.
그의 시는 단순히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존재의 본질과 인간 영혼의 구원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는 그러한 그의 미학과 가치 철학이 응집된 작품으로, 독자에게 따뜻한 위로와 내적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시는 열사의 아프리카에 새하얀 눈 내리고"는 시가 가진 초월적 능력을 나타낸다. 아프리카의 열사는 극단적 고통과 척박함의 상징이다. 그곳에 눈을 내리게 한다는 표현은 시가 고통 속에 평온과 아름다움을 가져다줄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동토의 시베리아에 장미꽃을 피웁니다"는 시의 창조적 에너지를 강조한다. 시베리아의 동토는 생명이 없는 황량함을 의미하며, 장미꽃은 사랑과 열정의 상징이다. 이는 시가 메마른 삶의 풍경 속에서도 생명과 희망을 피워낼 수 있음을 말해준다.

"시는 밤하늘의 별을 연인의 눈동자에 숨기기도 하고"는 시의 감각적이고 로맨틱한 특성을 드러낸다. 별과 연인의 눈동자라는 이미지의 연결은 시적 상상력의 확장을 통해 독자의 감각을 자극하며, 사랑의 신비함을 암시한다.

이어지는 "사랑의 불꽃을 무지개에 태워 천국으로 인도합니다"는 사랑과 영적인 구원을 연결한다. 무지개는 자연의 경이로움이자 평화의 상징이며, 천국은 궁극적 안식처를 뜻한다. 이는 시가 사랑의 힘을 통해 인간 영혼을 구원으로 이끌 수 있음을 나타낸다.

"시는 고독한 들녘 제비꽃이 피우는 삶의 향기이며"라는 구절로 시의 위로와 치유의 기능을 보여준다. 고독한 들녘은 인간의 외로움과 고단함을 상징하며, 제비꽃은 겸손과 소박한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시는 이러한 공간에 삶의 향기를 불어넣으며 존재의 의미를 회복시킨다.

"메마른 영혼 적셔주는 신의 눈물입니다"는 시의 신성한 본질을 강조한다. 메마른 영혼은 희망과 감정이 말라버린 상태를 상징하며, 신의 눈물은 영혼을 적시는 구원과 회복의 은총이다. 이는 시가 단순히 인간의 창작물이 아니라 신성한 위로와 연결된다는 시인의 철학을 담고 있다.

허태기 시인의 시는 인간의 고통과 희망, 고독과 구원을 다루며 독자의 내면을 깊이 어루만진다. 이 시는 초월적이고 치유적인 시의 본질을 구체적 이미지와 감각적 표현을 통해 생생히 드러낸다.
각 행은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시 전체는 삶과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시적 여정을 선사한다. 시인은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고, 무미건조한 삶 속에 아름다움을 피워내며, 신성한 위로를 통해 독자의 영혼을 치유하는 시의 본질을 견고히 보여준다.
이 시는 허태기 시인의 깊은 가치 철학과 미적 통찰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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