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Dec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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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의 새벽, 아버지들의 삶
겨울 새벽은 혹독하다.
창밖에 뿌옇게 서린 입김이 얼어붙을 듯한 추위 속, 아버지들은 묵묵히 하루를 시작한다. 두꺼운 옷을 걸치고 무거운 가방을 둘러멘 채, 그들의 발걸음은 노동현장으로 이어진다. 혹한은 그들의 삶을 시험하지만, 그들은 한 번도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버지들의 고단한 삶은 늘 새벽과 함께 시작된다. 낮게 뜬 달빛 아래 조용히 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은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을 저미게 한다. 한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온몸을 감싸지만, 아버지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들에게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는 무거운 사명감이 있기 때문이다. 집 안의 따뜻한 온기와는 대조적으로, 바깥은 얼음장 같은 공기로 가득하다. 그러나 그 추위마저도 이겨내는 것이 아버지들의 일상이다.
아버지들이 걸어가는 길은 단순히 노동의 현장으로 가는 길이 아니다. 그것은 희생과 책임의 무게를 견뎌내는 삶의 여정이다. 길 위에 남은 발자국마다 가족을 위한 사랑과 헌신이 새겨져 있다. 비록 그들의 삶이 힘겹고 고단하더라도, 그들의 마음속에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따뜻한 불씨가 살아 숨 쉰다.
혹한 속 노동현장은 더 혹독하다. 아침 햇살이 떠오르기 전, 현장은 이미 얼어붙은 대지처럼 차갑다. 하지만 아버지들은 거침없이 일터로 나아간다. 거친 손과 깊게 패인 주름은 그들의 삶이 얼마나 고되고 진실했는지를 보여준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노동은 몸을 지치게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가족을 위해 참고 견딘다.
퇴근길, 어둑한 저녁 속에서 아버지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무거운 발걸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얼굴에는 묘한 평화로움이 묻어난다. 집에 도착해 식탁에 앉아 가족들과 나누는 소소한 대화가 그들의 하루를 마무리하는 위로다. 노동의 고단함은 가족의 미소 속에서 사라지고, 다시금 내일을 준비할 힘을 얻는다.
혹한 속, 아버지들의 삶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다. 그것은 곧 사랑의 실천이다. 한겨울의 추위 속에서도 아버지들은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간다. 그 길 끝에는 언제나 가족이라는 이름의 따스한 불빛이 기다리고 있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