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Dec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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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할아버지는
지금도
우리 곁에 있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 찬 시간이었다. 눈 내리는 겨울밤, 붉은 옷에 하얀 수염을 휘날리며 찾아오던 산타할아버지는 어린 우리에게 기쁨의 상징이었다. 새벽이 되면 양말 속에 가득 찬 선물을 보며 환희에 찬 웃음을 지었던 기억은 지금도 마음 깊은 곳에 새겨져 있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그 산타할아버지는 단순한 선물의 전달자가 아니었다. 그는 우리의 작은 바람을 들어주는 이었고, 믿음과 희망을 전하는 사랑의 존재였다.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어릴 적 그 환상을 잊어버리곤 한다. 산타는 더 이상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것은 단지 어린아이들의 동화 같은 이야기였다고 여긴다. 그러나 정말 산타할아버지가 사라진 것일까? 조금만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그는 여전히 우리 곁에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산타할아버지는 따뜻한 미소를 건네는 낯선 이의 얼굴에서 나타난다. 그는 한파 속에서 길을 잃은 이에게 옷 한 벌을 내어주는 이웃의 손길이며, 힘겨운 하루 끝에 건네는 작은 위로의 한 마디 속에서도 찾아온다. 세상의 선한 마음과 사랑의 행위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산타를 만날 수 있다. 어쩌면 그는 더 이상 눈에 보이는 형태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삶 속에서 사랑과 나눔으로 계속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신앙의 눈으로 볼 때, 산타할아버지는 더 깊은 의미를 지닌다. 산타는 우리에게 주어진 은총과도 같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사랑과 은혜는 크리스마스의 산타처럼 조건 없이 주어진 선물이다. 성경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사도행전 20:35)고 말씀하신다. 이는 산타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사랑의 본질과 다르지 않다. 주는 기쁨을 알게 될 때, 우리는 진정한 크리스마스를 경험하게 된다.
산타할아버지가 선물로 나타나던 어린 시절의 크리스마스는, 이제는 우리가 누군가에게 산타가 되어줄 차례임을 말해준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섬기는 삶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모습일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사랑의 산타가 되어 이웃을 섬기며, 하나님의 따스한 손길을 전하는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산타는 존재한다. 그는 우리의 기억 속에, 그리고 우리의 삶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우리가 사랑과 나눔의 마음으로 세상을 대할 때, 산타할아버지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머물며, 세상에 희망의 불씨를 지핀다. 크리스마스가 주는 참된 기쁨은 바로 이러한 사랑의 나눔에 있음을 기억하자.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