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Dec 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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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의 등
바다거북의 등은 오래된 섬,
조개의 무게와 따개비의 숨결을
태초부터 짊어져 온 유산이다.
파도의 붓질로 새겨진 시간,
깊은 주름마다 이야기가 흐르고
소금꽃이 핀다.
등이 무겁다,
바람은 비밀을 알고 있지만
침묵으로 지나가고
물결은 발자국처럼
그의 길을 지운다.
거북은 등짝에서 떨어진
작은 생명들을 남겨두고
파도의 북소리에 맞춰
또 다른 바다로 나아간다.
무게와 공허의 춤사위 속,
그의 등은 여전히
새로운 대륙을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