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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무게

김왕식










그리움의 무게








외로움에 짓눌려
병든 수캐처럼
세상의 끝을 헤맨다.

발길은 끝없이 이어지지만
그 무엇도 고통을 덜어주지 못한다.
오직 사랑하는 그대만이
무너진 가슴을 치유할 수 있으리라.

그대는 아는가?
이 고통을,
사랑이라는 열병은 몸과 마음을 잠식하고
무겁게 짓누른다.
사랑은 점점 깊어지고
갈망은 더욱 날카로워지는데
그 열망이 닿을 곳은 어디인가.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그리움을 삼킨다.
별빛은 위로하려 빛나지만
그 찰나조차 갈증을 채우지 못한다.
풀잎 사이를 스치는 바람도
그대의 자취처럼 다가오지만
상처를 스치기만 할 뿐이다.

세상의 모든 길이
그대를 향하고 있다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아
길 위에서 무너진다.

사랑으로 가득 찬 마음은
동시에 비워지고 있다.
고요하면서도 거친 물결처럼
멈추지 못한 채,
사랑 속에 침몰하고 있다.

병든 수캐 같은 방황은
끝을 알 수 없고
그대는 닿지 않는다.
단지 믿고 싶을 뿐이다.
그대의 존재가, 그대의 미소가
모든 고통을 씻어줄 것이라 믿는다.

숨조차 허덕이며
그리움의 무게에 무너진다.
하늘의 별도, 미풍의 자취도
모두 그리움 속에 묻혀 사라진다.
남은 것은 깨진 심장과
지쳐버린 사랑의 잔해뿐.

그리움 속에서
마지막으로 그대를 부른다.
그 목소리는 하늘로 날아오르지 못하고
땅 위에서 사라져 간다.
사랑과 함께
아무도 없는 어둠 속으로
조용히 잠겨간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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