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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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앞둔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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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기쁨과 화합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가족과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따뜻한 인사를 나누고, 새로운 한 해의 소망을 이야기하는 시기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 온기가 사라진 듯하다.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명절을 보내야 하고, 국무총리와 장관의 자리가 비어 있다. 국가를 이끌어가야 할 지도자들이 부재한 이 상황에서, 우리의 미래는 안갯속을 헤매는 듯하다.
이 혼란스러운 현실을 마주하며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 문제는 어디에서 비롯되었으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인간 사회에는 늘 갈등이 존재해 왔다. 서로 다른 생각과 이해관계가 얽힌 곳에서는 반드시 충돌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갈등은 때로는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씨앗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갈등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 갈등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있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대신, 서로를 비난하고 배척하며 분열로 치닫는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뿐이다.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은 단순히 정치적인 문제를 넘어선다. 세대 간의 갈등, 계층 간의 대립, 지역 간의 분열까지, 다양한 형태의 갈등이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고 있으며, 서로 간의 이해와 신뢰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이다.
갈등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지만,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의 부재와 리더십의 부족이다. 갈등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서로 다른 입장을 조율하며, 공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충분히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과거에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성장해 왔다. 외환위기, 경제불황, 국제적 갈등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았고, 함께 협력하며 난관을 이겨냈다. 지금의 문제는 단순히 외부적 위기가 아니라, 우리 내부의 문제에서 비롯된 갈등이다. 이 갈등의 중심에는 정치적 양극화와 도덕적 가치의 혼란이 자리 잡고 있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는, 상대를 비난하며 자신의 입장만 고집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첫걸음은 대화의 문을 여는 것이다. 갈등을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인과 지도자들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들의 이해관계보다 국민 전체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한다. 또한, 우리 사회는 보다 적극적으로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중요한 방법은 교육과 문화의 변화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며, 평화롭게 토론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학교와 가정은 물론, 직장과 지역사회에서도 이러한 태도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아이들만의 과제가 아니다. 지금의 우리 어른들 또한 갈등을 해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배워야 한다.
갈등을 해결하는 주체는 단순히 정치인이나 지도자들만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물론, 정치와 정책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개인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줄이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작은 변화는 쌓이고 쌓여 결국 큰 흐름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서로의 노력이 모이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데 있다.
우리 사회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경험이 있다. 그 경험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 갈등 속에서도 화합을 찾고, 혼란 속에서도 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지혜와 여유를 되찾아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를 비난하기보다 문제의 원인을 따지고,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제는 비난과 분열의 언어를 멈추고, 소통과 화합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 우리가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한다면, 현재의 혼란 속에서도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더 나은 사회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이 우리가 고민하고, 공감하며, 행동해야 할 때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씨앗이 될 것이다. 어느 것이 옳은가? 그 답은 우리 모두의 노력과 실천 속에 있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