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는 찾지 않고, 자기 집에 가서 잠잤다.
우리는 볏짚 속에서 하염없이 숨어 있었다.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8. 2023
오랜만에
도서관에
들렀다.
들어서자마자
냉기가 몸을 적신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나?
'피서의 개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미안한
마음이!
특히
어르신들께서
돋보기 너머로
책 보는 모습은
나를
부끄럽게 했다.
나는
책을 읽기보다
몇 글자 메모를
했다.
ㅡ
어릴 적,
나의 마음속에는
빨래 줄에 널린 큰 이불과
따스한
햇볕 아래에서의
술래잡기 경험이 간직되어 있다.
그때의 기억은
단순한 풍경으로 남을 수도 있겠으나,
나에게는
더 깊은 의미로 남았다.
그
이불은
단순히 물건이 아니라,
우리
어린 시절의
숨바꼭질 무대였다.
뽀송뽀송하게 말린
이불 뒤에 숨으며
웃음을 터뜨리던 순간들은
오늘날의 성인이 된 나에게도
아련한 추억으로 떠오른다.
물론,
그러한 장난은
빨래를 다시 더럽혀,
어머니에게
또다시 빨아야 할 수고를 안겼다.
그 당시에는
그저 장난의 일환으로 여겼으나,
지금
돌이켜보면
그 속에 담긴 삶의 진리와
인간의 성장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우리가
어릴 적에 뛰어놀며
더럽힌 빨래는
지금의 우리를 만들어간 과정과도 같다.
물리고,
다져지며,
때로는
더럽혀지기도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변화한다.
그
큰 이불 빨래 뒤의 숨바꼭질은
더 이상
나의 현실이 아니다.
그 기억은
여전히
나의 내면에 살아 숨 쉬며,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성장의 여정을 상기시켜 준다.
지금의
나에게도
여전히
필요한,
그 당시의 웃음과 배움,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한다.
ㅡ
숨바꼭질은
어린 시절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다.
숨는 자와
찾는 자의
작은 전쟁이었다.
완벽하게 몸을 숨겨야 한다.
추수 끝난 후
쌓아둔 볏짚더미,
몸을 숨기기엔
최적의 공간이다.
숨 쉴 틈 없는 공간에
서너 명이
또
숨죽이고 있다.
한 시간이 지나고
또 한 시간을 그렇게
숨었다.
술래는
찾지 않았다.
자기 집에 가서
술래 녀석은 잤다.
숨은 우리들은
그렇게
볏짚 더미에
하염없이
숨죽인 채
있었다.
그때
그 술래는
지금까지도
무던한,
아니
무덤한
달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