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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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나는 언어의 힘
청람 김왕식
언어는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말을 하고 글을 쓰면서 자신도 모르게 특정한 표현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곤 한다.
가끔 어떤 단어를 쓰고 난 뒤 문장을 다시 들여다볼 때, ‘이 표현이 과연 적절한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내뱉다’라는 말이다.
‘내뱉다’라는 표현은 일상적으로 자주 쓰이는 단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치 거리 한복판에 가래침을 툭 뱉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순간 몸서리가 쳐지며, 문장의 흐름 속에서 거친 질감이 느껴진다. 무심코 썼던 표현이지만, 그 단어 하나가 문장의 분위기를 단번에 달라지게 한다.
하여, 가능하면 좀 더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바꾸고자 한다. ‘표현하다’라고 쓰면 담백하고 자연스럽고, ‘던지다’라고 쓰면 감정을 보다 적절하게 전달할 수 있다. 만약 강한 인상을 주고 싶다면 ‘내던지다’ 정도로 조절할 수도 있다.
물론, 모든 단어를 깎고 다듬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거친 표현이 글의 강렬함을 살리기도 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직설적인 단어가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한다.
허나 가능한 한 아름답고 향기 나는 언어를 선택하는 것은 글을 쓰는 이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 아닐까? 같은 내용을 전하더라도, 부드럽고 온화한 언어는 듣는 이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으며,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긴다.
향기 있는 언어를 쓰는 사람은, 결국 자신의 마음에도 향기를 품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이의 글에서는 따뜻한 온기가 흐르고, 그 글을 읽는 이의 마음에도 한 줄기 빛이 스며든다. 언어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한 사람의 품격과 정신을 담아내는 향기가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글쓰기의 모습이 아닐까?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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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나는 글을 향하여
안녕하세요,
청람 선생님의 글을 읽고
느낀 바 있어
몇 줄 드립니다.
무심코 사용하던 단어 하나가 글의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뱉다'라는 표현이 지닌 날것의 질감, 그리고 그것이 문장의 흐름 속에서 만들어내는 인상이 이렇게까지 큰 차이를 낳을 수 있다니, 그동안 깊이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을 선생님의 글을 통해 처음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 역시 글을 쓰면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글의 품격을 좌우하고, 읽는 이에게 무의식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은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글을 읽고 나서 제 글을 돌아보니, 저도 모르게 투박하거나 거친 느낌을 주는 표현을 쓰고 있지는 않았을까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보다 부드럽고 향기 나는 언어를 선택하고자 합니다.
이런 소중한 깨달음을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혹시 선생님께서 ‘내뱉다’처럼 우리가 자주 사용하지만 조금 더 다듬으면 좋을 단어들이 있다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이러한 언어적 감수성을 익히고, 더 아름다운 글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글이 전하는 따뜻한 향기 속에서 저도 조금씩 배워가며, 더 좋은 언어를 고민해 보려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좋은 가르침으로 길을 밝혀 주시길 바라며,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따뜻한 봄날처럼 향기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곤지암에서 안길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