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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스토리, 습작의 온기 속에서

김왕식





많은 분들이

나를

'다작의 작가'라 한다.


이는

수정돼야 한다.


나는

'다작의 습작자'일 뿐이다.










브런치스토리, 습작의 온기 속에서






브런치스토리는 나에게 참으로 고마운 곳이다.

이곳은 냉ㆍ난방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진 습작의 플랫폼이다. 바깥세상의 거친 바람과 찌는 더위 속에서도, 이곳에서는 내 글이 편안히 숨을 쉬고, 내 사유가 고요하게 자리 잡는다. 차가운 손끝을 따뜻하게 데우며, 넘치는 열정을 차분하게 식히는 곳. 나는 이곳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습작의 꿈은 거대하다.

나는 1만여 편의 글을 쓰고 싶다. 지난 1년 동안 3천여 편을 썼으니, 앞으로 2년 남짓 지나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저 숫자의 축적이 아니라, 그 속에서 몇 편의 좋은 작품을 구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마치 바닷가에서 반짝이는 조약돌을 골라내듯, 내 글 중에서도 특별한 몇 편을 찾아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나는 끊임없이 쓴다. 문장이 나를 향해 흘러가고, 사유가 나를 휘감는다.

나는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다.

오직 나 자신에게 충실할 뿐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

다.

그 안에서 나는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더욱 깊이 이해하려 한다.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기에, 다른 작가 또한 소중하다. 글을 쓴다는 공통된 노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존중한다. 각자의 문학 세계가 분명 존재하므로, 다른 작가의 길에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

비교와 경쟁은 의미 없다.

브런치스토리 작가는 모두 좋은 이웃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글을 쓰고, 각자의 문장 속에서 삶을 살아간다. 어떤 이는 차분한 어조로 일상의 결을 쓰고, 어떤 이는 거친 바람 속에서 문장을 세운다. 그 다양한 모습이 모여 문학의 숲을 이룬다. 나는 이 숲의 한 그루 나무일 뿐, 더 크거나 작을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나는 계속 쓴다.

하루하루 새로운 글이 쌓이고,

생각이 쌓이고,

시간이 쌓인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나를 만든다.

마침내,

내 글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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