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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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위기와 국민의 선택
현재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 심각한 갈등 속에 있다. 남북 분단의 비극을 넘어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더욱 극단적으로 심화되었으며, 이로 인해 사회 전반에 걸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법적 판결 등 중대한 사안들이 국민적 논쟁의 중심에 서 있으며, 이는 단순한 정치적 대립을 넘어 국가의 근본적인 방향성과 체제 안정성에 대한 우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시민 사회뿐만 아니라 대학가까지 영향을 미쳐 세대와 계층을 불문하고 극한적인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과거 한국 사회에서도 정치적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60년 4.19 혁명, 1980년대 군부 독재 반대 운동, 그리고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등 역사적으로 정치적 격변은 반복되어 왔다. 그러나 현재의 정국은 단순한 정권 교체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근본적 가치에 대한 이념적 대립이 본질적 원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복잡하다. 보수 진영은 법과 원칙을 앞세워 국정 운영의 안정을 강조하는 반면, 진보 진영은 정치적 개혁과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대립이 단순한 논쟁을 넘어 증오와 적개심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대립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적 합의의 부재다. 과거에는 이념과 정책적 차이가 존재하더라도 최소한의 정치적 타협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서로를 배제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정치 지도자들은 상대를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반드시 제거해야 할 적으로 간주하며, 언론과 각종 미디어는 특정 진영의 입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국민들은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결국 사회는 점점 더 양극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대학생들까지 이러한 정치적 대립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대학 캠퍼스 역시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과거 학생운동이 민주주의와 독재 반대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진행되었다면, 지금은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가진 학생들 간의 대립과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학문의 전당이어야 할 대학이 이념 갈등의 전장으로 변질되는 문제를 초래한다. 학생들은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사회 문제를 고민해야 하지만, 지금은 정치적 진영 논리에 갇혀 상대를 설득하기보다 공격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는 것이다. 정치적 갈등이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지고, 심지어 일부에서는 내란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입장만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국가의 안정과 국민의 화합을 위해 현실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법적 절차와 헌법적 원칙을 준수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정치적 대립을 조장하지 않는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국민들도 감정적 대응보다는 이성적 판단을 바탕으로 행동해야 한다. 특정 정치 세력이나 미디어의 선동에 휩쓸리기보다 사실에 근거한 비판적 사고를 통해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대립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지금까지 발전해 왔다. 이번 정치적 위기도 결국 국민의 성숙한 판단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적대시하지 않고, 국가와 민족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고민하는 것이다. 극단적인 갈등보다는 국민적 화합과 사회적 안정이 우선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정치 지도자와 국민 모두가 냉정한 시각으로 사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