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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앞에서 ㅡ 주광일 시인

김왕식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인 주 광 일




자유 대한민국
깃발들의 외침이

한낮 내내
피울음을 운다

한밤을 지새우는
애국지사들의

애간장 타는 숨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주광일 시인은 법조인의 길을 걸으며 법과 정의를 지켜온 삶을 살아왔다. 이제는 한 명의 시인으로서 시대의 부조리를 노래하고, 애국과 애족의 사명을 다하려 한다. 이 시는 그러한 시인의 내면적 갈등과 현실에 대한 울분이 응축된 작품이다.

시의 핵심 정서는 ‘울부짖음’과 ‘고통’이다. ‘자유 대한민국 깃발들의 외침’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현시대 대한민국의 정신을 대표하는 외침이다. 그 외침은 환희가 아닌 ‘피울음을 운다’는 절망적인 표현으로 뒤바뀐다. 한낮 내내 이어지는 피울음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정치적, 사회적 혼란을 나타내며, 이는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절규에 가깝다.

이어지는 ‘한밤을 지새우는 애국지사들’은 역사의 굴곡 속에서 나라를 지켜온 이들의 존재를 떠올리게 한다.
그들의 숨소리는 ‘애간장 타는’ 것으로 표현되며, 이는 희생만이 아니라 그들의 고통과 안타까움을 강조한다. ‘끊이지 않는다’는 표현은 이러한 현실이 끝나지 않는 고통의 연속임을 암시하며, 시인의 무거운 심경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주광일 시인의 시 세계는 강한 현실 참여적 성격을 띠고 있다. 그는 애국과 애족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시대를 바라보며, 현재의 정치적 현실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드러낸다.
그의 시가 분노의 표출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깊은 애정과 사명감을 담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이는 사회 비판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애정 어린 호소로 읽힌다.

이 시는 짧고 간결한 표현 속에서 강한 울림을 준다. 군더더기 없는 단문과 반복적인 어휘 사용은 시의 긴장감을 높이고, 독자가 시인의 감정을 직접 체험하게 만든다. 특히 ‘피울음’이라는 시어는 극적인 이미지와 함께, 시인이 느끼는 현실의 비극성을 강조한다.

요컨대, 이 시는 주광일 시인의 삶의 가치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그는 법조인으로서 정의를 지키는 삶을 살았고, 이제는 시인으로서 그 정의가 무너지는 현실을 기록하며 시대에 대한 증언자로 서 있다. 현실 정치의 아픔 앞에서 그는 괴로워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애국과 애족의 사명을 끝까지 감당하려 한다. 이 시는 그의 고통이 담긴 외침이자, 후대에 남기는 경고의 메시지라 할 수 있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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