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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눈을 밟는다

김왕식






숫눈을 밟는다




김왕식




첫눈이 왔다.

마당에 찍힌
첫 발자국.

아무도 밟지 않은
숫눈 위를 걷는 기분은
묘하게 설렌다.

길을 걷는다기보다,
길을 만든다.

새하얀 바탕 위에
남기는 건 흔적이지만,
그건
또 다른 시작이다.

발자국은

다음 걸음을
부른다.

“눈 위의 발자국은,
누군가의 처음이 된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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