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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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시인 淸水 강문규
그리우면 사랑이다
그립고 보고프면
사랑에
물든 것이다
그립고 보고파
만나고 싶으면
사랑에 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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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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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수淸水 강문규시인의 '사랑'은 짧지만 직선적이며, 절제된 언어 속에 사랑의 본질을 투명하게 비추는 시적 성찰이다.
시인은 ‘그리움’이라는 감정의 층위를 사랑의 깊이에 따라 나눔으로써, 사랑을 ‘존재에 스며드는 감응의 과정’으로 형상화한다. 그리움이 사랑의 전조라면, 보고픔은 그리움의 응결이고, 만나고 싶음은 사랑의 완성이라는 내면적 궤도를 담담히 짚어낸다.
그의 시에는 일관된 미의식이 있다. 화려한 비유나 관념적 장치는 배제하고, 누구나 경험했을 만한 감정의 순서를 따라가며 ‘사랑의 보편성’을 직관적으로 말한다.
이로써 독자는 자신의 경험과 겹쳐 읽게 되며, 시가 곧 거울이 된다. 이처럼 강문규 시인의 시는 개인의 체험에 닿되, 보편적 감성으로 확장되는 특유의 투명성과 공감력을 지녔다.
삶의 가치철학 면에서 그는 ‘마음의 진실’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시인이다. 사랑을 논리로 말하지 않고 감정의 순도로 말하는 태도는, 삶에서도 복잡한 세속의 잣대보다 진심의 무게를 중심에 두는 그의 철학을 반영한다.
이는 청수淸水라는 아호가 암시하듯, 맑고 청정한 정신의 흐름을 시적 세계에 고스란히 드러낸다.
요컨대, 이 시는 사랑을 말하면서도 동시에 시인의 세계관을 드러낸다. 그것은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리워하는 순간 이미 시작되는 것'이라는 믿음이며, 우리가 일상에서 잊기 쉬운 사랑의 본질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조용한 울림이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