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이름 없는 노래처럼

김왕식







그리움은 이름 없는 노래처럼





그리움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바람이 스친 오후,
낯선 사람의 걸음걸이,
문득 들려온 익숙한 노래 한 소절.
지워낸 줄 알았던 마음 어딘가가
가만히 울음을 터뜨린다.

그리움은 이름이 없다.
부를 수도, 붙잡을 수도 없어서
더 오래 남는다.
사진 속 얼굴은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지만,
기억 속 목소리는 점점 흐려지고,
그 빈자리를
침묵이 천천히 메워간다.

누군가의 웃음이
그리움이 될 줄은 몰랐다.
함께 걷던 길이
더 이상 내 편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순간,
세상은 무수한 풍경 속에서
단 하나의 장면만 반복 재생된다.
아무 일 없던 어느 평범한 날,
그 사람과 함께였던 순간 하나.

사람은 누구나
한 사람쯤 마음속에 묻고 살아간다.
잊히지 않는 그 사람은
더 이상 옆에 없지만
하루도 함께 살지 않는 날이 없다.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그 사람은 여전히
내 안 어딘가에 살고 있다.

그리움은 늘 과거를 향해 있지만
그 감정은 미래를 만든다.
다시 사랑하게 하고,
조심히 말하게 하고,
한 사람의 소중함이
어떻게 삶을 바꿔놓는지
몸으로 가르쳐준다.

그래서 그리움은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따뜻하다.
그 안에는 말하지 못한 작별이 있고,
끝내 전하지 못한 고백이 있고,
놓아주지 못한 손 하나가 있다.

그리움은 노래처럼 흐른다.
가사도 없이, 선율도 없이,
그저 가슴 한편에서 조용히 흘러
하루를 적신다.
그리고 사람을 다시 사랑하게 만든다.
지나간 그날을 품에 안고,
오늘을 더 깊게 살아가게 한다.

이름 없는 그 노래가
지금도 내 안에서 울린다.
그것이야말로
사라지지 않은 사랑의 증명이며,
말없이도 계속 이어지는
삶의 가장 조용한 선율이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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