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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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맨발로 걷는다
작은 발끝에서 아침이 깨어나고
웃음 한 줄기가
바람보다 먼저 마당을 휩쓸 때
천국이 그 자리에 피어난다
아이들은 묻지 않는다
천국이 있느냐고
그들은 이미 알고 있다
첫걸음부터 그 안에서 걷고 있었음을
세상이 무거워질 때마다
한 아이가 손을 내민다
작고 뜨거운 손바닥에
희망이 다시 돋는다
진실한 말은 배운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피어난다
아이들은 그것을 안다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천국은 하늘 높은 곳이 아니라
미끄럼틀 끝에서,
손바닥 속 사탕 하나에서
서로를 기다려주는 눈빛 속에서
그렇게
아이들은 날마다 천국을 살아내고
어른들은 그 뒤를
조용히 따라 걷는다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