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힘으로 우주를 든다

김왕식











사랑의 힘으로 우주를 든다
― 보이지 않는 진동이 모든 별을 움직인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거대한 별의 중력도, 검은 구멍의 공백도 아니다.
바로, 마음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들어 올리는 단 하나의 힘, 사랑이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힘은 은하를 돌린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들이 떠 있고, 바람이 불고, 계절이 흐르지만
그 배경에는 무형의 질서가 있다.
그 질서란 바로 존재들이 서로를 향해 이끌리는 끌림,
즉 사랑의 역학이다.

꽃은 왜 피는가.
그것은 햇빛을 향한 식물의 구애이자,
벌과 바람에게 건네는 섬세한 러브레터다.
새는 왜 노래하는가.
그것은 공중에 흩날리는 사랑의 음표이며,
자연의 리듬과 조화를 이루는 감정의 고백이다.
이 모든 움직임은 생존을 넘은 사랑의 반복,
우주가 되새기는 사랑의 변주곡이다.

사랑은 중심을 세운다.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하나의 존재가 누군가를 위해
가슴에 중심을 세우는 순간,
그는 흔들리지 않는 별이 된다.
자식을 품는 어머니의 심장,
그리움을 껴안은 이별의 눈물,
돌아올 것을 믿고 문을 닫지 않는 기다림,
이 모든 것이 사랑이 만든 우주의 중력장이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힘’은 작용과 반작용의 공식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사랑의 힘은 계산되지 않는다.
그것은 주는 순간 줄수록 더 커지고,
잃는 순간조차 새로운 의미를 탄생시킨다.
이는 마치 하나의 성운이 폭발해 수천 개의 별을 낳듯,
사랑도 자신을 무너뜨림으로써 더 많은 생명을 빚는다.

사랑은 무언가를 붙잡는 힘이 아니라,
무언가를 놓아주는 힘이다.
그것은 소유가 아닌 배려이고,
침묵 속에 숨어 있는 눈빛이며,
언제나 뒷모습을 지켜보는 바람 같은 존재다.
이 힘은 거창하지 않다.
하지만 그 어떤 원자로도, 엔진도, 컴퓨터도
이 힘 하나 앞에서는 멈춘다.

사랑이 없다면 우주는 차가운 수식의 연속일 뿐이다.
그러나 사랑이 있는 우주는 숨을 쉰다.
밤하늘이 아름다운 이유는 별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 별 하나하나에 누군가의 기다림과 바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별을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고,
하루가 저물면 다시 기억나는 이름이 있다.
그 이름을 품은 채, 인간은 다시 하루를 견딘다.

한 사람이 타인을 향해 마음을 내어줄 때,
그건 작은 행성이 거대한 궤도에 진입하는 일이다.
그 궤도는 곧 ‘의미’라는 이름의 우주를 만든다.
사랑은 아무리 작아도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
그리고 한 사람의 마음에 피어난 사랑은
어느새 만 리를 넘어 또 하나의 존재를 일으킨다.

사랑은 도약이다.
눈에 보이는 현실을 넘어,
가능성이라는 하늘로 향하는 비상이다.
그 도약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고,
운명을 선택으로 바꾸며,
마침내 삶이라는 이 거대한 우주를 들어 올리는 힘이 된다.

우주는 외롭고 무섭다.
하지만 사랑은 그 속에 작은 불을 켠다.
그 불 하나로 인간은 길을 잃지 않고,
별빛 없는 어둠 속에서도 내일을 그린다.
사랑은 기적이 아니다.
다만, 기적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유일한 능력이다.

그래서 우리는 말한다.
사랑의 힘으로 우주를 든다고.
그 말은 문학이 만든 과장이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견디고, 믿고, 나누며 살아내는 진실이다.

한 줄의 시가 사랑이라면,
한 사람의 생은 그 시를 새기는 우주다.
그 우주를 짊어진 이들이 오늘도 조용히 말한다.
“나는 사랑으로 이 무거운 세계를 들어 올리고 있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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