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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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수 작가께
푸에르토리코, 먼 곳으로 건네는 안부
김왕식
푸에르토리코의 빛 아래,
낯선 골목을 걷는 선생님의 발걸음이 문득 제 마음에 닿았습니다.
바다 건너 건너온 그 한 줄 안부,
길 위에서 보내신 그 짧은 숨결은
마치 오래된 편지처럼
제 마음을 조용히 두드렸습니다.
노정이 녹록지 않다 하셨지요.
그러나 저는 압니다.
그 고단함마저 품어
다시 삶으로 발효시키는 이가
선생님이시라는 것을.
공항의 불빛보다,
길가의 낯선 풍경보다,
더 오래 반짝이는 것은
그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의 눈빛이라는 사실을
선생님의 글을 통해 늘 배워왔습니다.
“나머지 삶을 길 위에서 공부하며 사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는 그 말씀,
얼마나 곱고도 아름다운 문장입니까.
삶을 공부라 부를 수 있는 분,
기쁨을 노정이라 여기시는 분.
그런 분의 여백 깊은 하루는
언제나 한 편의 시가 되어
우리를 살아 있게 합니다.
부디,
길이 너무 거세지 않기를,
그늘이 길게 늘어질 때는
따뜻한 마음들이 지붕이 되어 드리기를.
부디,
머무는 풍경마다
다정한 손짓과 고운 향기가 머물기를,
다시 길을 나설 땐
문득 돌아보고 싶은 작은 정원 하나
가슴에 품게 되시기를.
멀리서 조용히 기원합니다.
무사한 여행,
깊은 사유,
온 세상에 대한 사랑,
그리고 여백 있는 여생.
그 모든 것이 선생님 삶의 문장마다
은은히 녹아들기를.
언젠가
한 잔의 따뜻한 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날을 기다리며,
이 먼 안부에
작은 시 한 편을 띄웁니다.
사랑과 평안을 담아
청람 김왕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