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
이숲오 작가의 대표작
■
낭송의 숲에서 길을 여는 별, 이숲오 작가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세상에는 소리를 다루는 사람이 있고,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
소리를 문장처럼 다루고, 문장을 목소리처럼 울리게 할 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브런치스토리의 중심에서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빛나는 이숲오 작가는 바로 그런 이다.
그의 글은 처음에는 부드럽게 다가온다. 마치 새벽녘 안갯속을 걷는 듯 고요하고 차분하지만, 어느 순간 심장의 깊은 곳을 두드린다. 그 한 문장이, 그 한 구절이 독자의 오래 묵은 상처를 건드리고, 마치 위로라도 하듯 다정히 머물다 간다. 이숲오 작가의 문장은 말하자면, 메마른 날에 내려앉는 이슬이요, 고단한 마음에 머물다 가는 바람이다.
그래서 2,000여 명의 구독자는 수치가 아닌, 삶의 공명이다. 그의 글은 꾸준한 정진과 치열한 사색이 쌓인 결정체이며, 그 안엔 쉽게 말할 수 없는 자기 성찰과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이 깃들어 있다. 그가 브런치스토리의 ‘기둥’으로 불리는 이유는 단지 오래 글을 써왔기 때문이 아니라, 진심의 온도로 글을 써왔기 때문이다.
이숲오는 글만 쓰는 작가가 아니다.
그는 목소리를 아는 사람이다. 보이스아트 수석디자이너이자, 목소리연구소 소장, 시 낭송가, 성우, 오디오북 리더로 활동하며, 그는 말의 물성을 넘어 말의 온도를 다룰 줄 안다. 그의 목소리는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감정의 진폭을 전하는 도구이며, 청중과 깊이 연결되는 다리다.
그의 대표작 『꿈꾸는 낭송 공작소』는 그런 그의 모든 철학이 집약된 결정체다. 이 작품은 낭송을 주제로 하지만, 실은 꿈을 살아내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다. 거리에서 시를 낭송하는 소년과, 노련한 낭송 고수인 노인의 만남은 세대를 넘어선 예술의 전승이며, 동시에 삶의 확신을 잃은 이들을 위한 조용한 응원이다.
“나의 길을 가다 보면 확신이 섰다가도 이내 길을 잃곤 한다.”
그가 책 속에서 들려준 이 한마디는 단순한 문장이 아니다. 이 문장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삶의 풍경이자, 흔들리는 이들을 위한 공감의 메아리다.
『꿈꾸는 낭송 공작소』는 청춘을 격려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이미 꿈을 좇고 있는 이들에게 묻는다.
“그 길 위에서 당신은 외롭지는 않은가?”
그리고 다정히 건넨다.
“그 외로움도 당신의 열정을 지켜주는 등불이 될 수 있다.”
이숲오 작가의 글은 위로하지만, 쉽게 위로하지 않는다. 그는 아픔을 이해하지만, 감싸기보단 함께 마주 선다. 그의 문장은 낭송의 숲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에게 조용히 길을 건네는 나무와 같다. 그 나무는 말이 없지만, 온몸으로 바람을 막아주고, 햇살을 걸러낸다.
브런치스토리에서 그의 글은 ‘읽히는’ 것이 아니라 ‘기다려진다.’ 그 기다림은 그의 문장이 곧 삶의 숨결이자 등불이라는 믿음의 표현이다. 독자들은 그의 글을 통해 내면의 소리를 듣고, 멈춰 선 자리에서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이숲오라는 이름은 이미 2,000여 명의 독자 마음속에 따뜻한 자리를 만들었다. 이 노정은 이제 시작이다. 20,000의 노정은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그의 문장과 목소리를 타고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
글을 쓰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바란다. 나의 글이 누군가의 인생에 가만히 스며들기를. 이숲오 작가는 그 소망을 이룬 사람이다. 그러기에 그는 단순한 작가가 아니라, 삶의 곁에 머무는 ‘낭송의 별’이다.
밤하늘에서 별은 소리 내지 않는다. 그러나 보는 이의 가슴을 울린다.
이숲오 작가의 글도 그러하다.
말보다 깊은 울림으로, 고요히 빛난다.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