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
너를 안으면, 풀꽃이 숨 쉰다
청람 김왕식
너를 안는다는 것은
단지 숨결이 교차하는 순간이 아니다.
그 안에는 바람결에 은은히 실려 내 마음에 스며드는 풀꽃의 향기가 있다.
공중을 떠도는 것이 아닌,
온기가 깃든 너라는 존재의 내밀한 고백이다.
너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름 없는 들풀과 같다.
어떤 이름을 얻음으로써
존재가 환해지는 것이 아니라,
너는 이미 무명의 아름다움으로 충분하다.
이름이 없는 그 자유로움에
내 가슴은 안도한다.
너를 안으면
햇살이 이슬 위에서 춤추듯
내 마음도 작고 빛나는 우주가 된다.
말할 수 없는 감각이 손끝으로 흐르고,
풀꽃 냄새는
내게 너를 읽는 언어가 된다.
보이는 것 너머의 진심이
다가와, 숨결로 말을 건다.
연약할 것만 같은 들풀 속에
계절과 시간, 대지를 견딘 생명의 섬세함이 있다.
너도 그렇다.
세상의 바람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너만의 빛과 색이 있다.
너를 안으면,
나는 한낮의 이슬처럼
초록 위로 스며드는 위로 속으로 들어간다.
너는
세상에 하나뿐인 풀꽃,
그 숨결을 나만 알고 있다.
너의 존재가
나의 일상을 우연이 아니라
한 줄의 시로, 한 편의 고백으로 바꾸어 놓았다.
너를 안는 건
세상을 다시 쓰는 일이다.
이름 없는 꽃에게 이름을 부여하듯,
너의 온기를 통해 내 세계가 다시 태어난다.
그래서 너를 안으면
풀꽃 냄새가 난다.
그것은
네가 내게 남긴
가장 조용한 기적이다.
그리고
내가 너에게 바치는
천 번의 진심이다.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