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국 수필 <소꿉장난 하던 시절의 추억>을 읽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코리안드림 문학회 '이경국 수필가'의 수필을

읽고

참 좋아

어설픈 평석을 몇 줄 적어봤습니다.


이경국 작가의 옥고에

누累가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

큽니다.





이경국 수필가







소꿉장난 하던
시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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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해원, 이경국]




아주 소싯적 추억을 기억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방금 들었는데도 잊어버리는 세상이다. 이는 공기가 나빠진 이유도 있겠지만 신경을 쓸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일 것이다.

다행히 필자는 일찍부터 일기를 썼기 때문에 남겨진 사진은 없지만 기억에는 또렷이 남아 있어서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누구나 어린 시절 소꿉놀이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소꿉장난 하던 시절 잊지 않았지 내 눈과 너의 미소 마주 칠 때면 아름다운 꿈이 있고 행복이 있어
그 누가 뭐래도 잊지 마
잊지 마 잊지 마 영원토록 잊지 말자 가을 하늘 기러기는 되지 말자고
너하고 나하고 말했지]

이 노래는 70년대 크게 히트한 이현의 <잊지 마>이다. 흔히 <소꿉장난>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아련한 동요 같은 이 노래를 읊조려 보거나 하모니카로 조용히 불어 보면 마음이 따뜻해 짐을 느끼게 한다.

이웃집 순이 생각이 간절하다. 서로 엄마 아빠가 되어 살림살이 놀이를 자주 했다. 어느 날 순이는 나에게 ''애기를 낳으면 젖을 어떻게 먹이나?'' 했다. 가슴이 없어서 걱정이 되었나 보다.

어떻게 답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순이도 조숙하였고 필자도 순이의 오줌 누는 모습을 들여다보았으니 좀 조숙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순이는 남의 아내가 되어 남매를 남겨두고 사고로 일찍 저 세상 사람이 되었다. 산소를 찾아 막걸리 한잔을 올리고 싶었는데 세월이 많이 지나고 말았다.

<너는 엄마 나는 아빠> 하던 추억이 나를 울린다. 머리의 배꽃과 목덜미의 주름을 보면 인생무상을 느끼지 않을 수없다.

아무리 '인생은 별것' 아니라 해도 그러지 않다는 생각이다.

필자의 친구는 삶이 뭔지 궁금하여 서울에 계신 외삼촌에게 여쭈어 보려고 중앙선 완행열차를 타고 상경을 하면서 삶에 대하여 깨쳤다고 했다.

홍익회에서 열차 안에서 판매를 하는데 ''오징어 땅콩, 삶은 계란이요''라는 소리에 확철대오를
한 것이다. <삶은 계란> 이란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물론 우스게 소리다.

가사의 '기러기는 되지 말자'라고 한 대목은 작사의 오류이다. 기러기는 겨울철새로 철이 지나면 암수가 함께 북으로 날아간다. 이별이 아니다.

조용한 시간에 <잊지 마>를 하모니카로 나직한 소리로 불어 본다. 그리고 천상에 있는 순이 생각도 해 본다.

그곳은 어떠한 곳인지 마냥 궁금하다. 소꿉놀이도 가능한지 궁금할 뿐이다.








소꿉장난 속에 피어난 존재의 시학
― 이경국 수필 <소꿉장난 하던 시절의 추억>을 읽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이경국 수필가의 「소꿉장난 하던 시절의 추억」은 단순한 회고를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과 시간의 잔향을 섬세한 감각으로 길어 올린 따뜻한 기록이다.
이 글은 기억의 물오른 감성 위에 서정과 유머, 현실의 통찰과 철학적 울림을 아우르며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 앞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수필의 도입부에서 이경국 작가는 ‘기억’이라는 화두를 꺼내 든다. 그는 사진 한 장 없이도 또렷이 살아나는 추억을 ‘일기의 힘’으로 소환한다.
이 부분은 기록과 성찰을 삶의 일부로 내면화해 온 작가의 삶의 태도를 은연중에 드러낸다.
기억은 흐릿해질지라도, 마음 깊은 곳에 저장된 감정은 퇴색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는 잊지 않고 있다.

수필의 핵심 정서는 순이와의 소꿉놀이 추억이다. “너는 엄마, 나는 아빠”라는 짧은 문장 속에는, 동심의 순결과 삶의 비극, 그리고 인간적 그리움이 절절히 녹아 있다. 특히 “순이도 조숙하였고, 나도 조숙하였다”는 솔직한 고백은, 그 시절의 순박한 성찰과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마음의 울타리를 애틋하게 그려낸다.
이 장면은 단순한 추억을 넘어, 삶에서 결코 다시 오지 않을 ‘잃어버린 시절’에 대한 정중한 경의를 담고 있다.

더 나아가 작가는 ‘삶은 계란’이라는 유쾌한 일화를 통해 “삶은 곧 깨달음이며, 그 깨달음조차 때론 실없는 농담처럼 다가온다”는 인생에 대한 너그러운 인식을 전한다. 우습지만 철학적인 이 일화는, 그가 삶을 얼마나 겸허하게 응시해 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결코 뽐내거나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성찰을 위트로 감싸는 작가의 품격은 이 수필의 백미白眉다.

작품 말미, 하모니카로 불러보는 「잊지 마」는 단지 노래의 추억이 아니다. 그것은 ‘기억하라’는, 아니 ‘잊지 말자’는 자기 다짐이자, 이 세상을 먼저 떠난 순이에게 보내는 조용한 기도다. ‘그곳도 소꿉놀이가 가능한지’ 묻는 그의 문장은, 생과 사의 경계를 넘어선 사랑의 언어이자, 인간의 존재가 지닌 연민과 신비의 정수를 담는다.

이경국 수필가는 삶을 어렵게 말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삶을 통과한 말들을 담담히 내려놓는다. 그 안에 피어나는 미의식은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작고 소박한 장면에 깃든 정결한 감정, 그리고 그것을 오랫동안 기억해 주는 마음이다.
이는 곧 그의 삶이 ‘추억의 미학’을 고이 간직한 한 편의 서정시임을 증명한다.

이 수필은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도 숨 쉬는 누군가를, 잊지 않게 한다. 그리고 그 이름 하나하나가 곧, ‘삶의 이유’였음을 잔잔히 되새긴다. 이처럼 이경국 작가는 사라지는 것을 붙잡지 않되, 흘러가는 것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이 시대의 따뜻한 증언자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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