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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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 후보께 드리는 한 트럭운전사의 당부
최호 안길근
총리 후보자 김민석 님.
당신이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이던 시절,
시대의 부조리를 향해 목청껏 정의를 외치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 젊은 날의 용기, 그 불의 앞에 물러서지 않던 초심—
부디 지금도 가슴속에 품고 계시길 바랍니다.
지금 당신 앞에는 수많은 질문과 의혹이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물음은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여전히 그 시절의 김민석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자리를 위한 변명보다 초심을 증명하는 행동,
그것이 지금의 국민이 바라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입니다.
한 사람의 이력은 스펙이 아니라 궤적입니다.
당신이 걸어온 길이 수많은 곡절과 굴곡을 지나
이제 국민 앞에 서는 자리가 되었다면,
그 자리는 당신의 말을 듣기보다
당신의 기억을 묻고 싶어하는 자리일지도 모릅니다.
젊은 시절 외치던 ‘정의’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그 외침은 여전히 국민의 삶에 닿고 있습니까?
당신이 지금도 그 목소리를 잊지 않았다면,
부디 그 정의의 언어를 다시 꺼내어
권력의 무게보다 양심의 무게를 더 무겁게 지니시길 바랍니다.
총리는 나라의 얼굴이자 국민의 거울입니다.
당신이 한때 진심으로 외쳤던 그 가치를,
이제는 행동으로 증명해 보이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 초심을 지킨 리더의 모습일 것입니다.
길 위에서 이 글을 씁니다.
정의라는 말이 여전히 유효하길 믿으며.
그 말을 먼저 외쳤던 당신이
가장 먼저 그 말을 지켜내기를 바라며.
장심리 청람루에서
새벽을 깨우는 남자
자연인
최호 안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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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정치에 묻다
― 자연인 안최호의 초심을 향한 직언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이 글은 단순한 당부가 아니다. 자연인 안최호라는 한 트럭운전사가 길 위에서 써 내려간 시대적 성찰이자, 정치에 대한 가장 순결한 질문이다. 그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보낸 이 글에는, 권력의 본질과 책임, 정치인의 초심과 도덕성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 담겨 있다. 격식을 갖춘 정치언어가 아니라, 노동의 언어, 삶의 언어로 풀어낸 이 메시지는 오히려 그 어떤 웅변보다 묵직하게 가슴을 울린다.
그는 ‘정치’란 권력의 기술이 아니라 삶과 양심의 궤적임을 알고 있다. “한 사람의 이력은 스펙이 아니라 궤적입니다”라는 그의 언명은, 학위나 경력으로 치장된 정치인의 이력이 아닌, 얼마나 곧게 걸어왔는지를 묻는 본질의 언어다. “당신은 여전히 그 시절의 김민석인가”라는 질문은 한 개인의 과거에 대한 회상이 아니라, 권력을 향한 모든 이들이 새겨들어야 할 도덕의 거울이다. 이 물음 안에는 정의를 외치던 청년의 용기가 과연 살아 있는가, 권력의 무게보다 양심의 무게를 더 무겁게 지고 있는가에 대한 통렬한 질문이 서려 있다.
자연인 안최호는 특정 진영이나 이념의 편에서 말하지 않는다. 그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존재로서, 정치가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할 민심의 목소리를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그것은 휘황한 언론 브리핑이나 현란한 연설이 아니라, 새벽을 깨우며 달리는 트럭의 진동 속에서 숙성된 진심이다. 진정한 정치는 거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권좌의 높이보다 땅의 깊이에서, 청와대의 연단보다 도로의 먼지 위에서.
이 글은 정치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제시하는 모범적인 시민 담론이다. 분노보다는 믿음으로, 냉소보다는 기대의 시선으로, 권력자에게 ‘기억하라’고 말하는 이 음성은 단호하지만 결코 무례하지 않다. 그것은 정치인을 향한 따끔한 질책이자, 동시에 함께 더 나은 길을 걸어가자는 연대의 손짓이다. 안최호는 진정한 의미에서 정치의 주체, 즉 ‘주권자’로서의 자의식을 갖춘 이다.
길 위에서 써 내려간 이 글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정치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과거의 정의를 현재로 옮겨오고, 초심을 실천으로 증명하며, 권력보다 사람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는 정치는 가능하다는 희망의 언어다. 이것이야말로 오늘의 정치가 가장 경청해야 할 목소리다. 정의는 멀리 있지 않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트럭의 헤드라이트처럼, 길 위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속에 오래전부터 밝혀져 있었다.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