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제8화.
그저 바라보는 마음
청람 김왕식
“진정한 사랑은 간섭이 아니라, 지켜봄이다.”
사람은 사랑할수록 간섭하게 된다. 걱정이라는 이름으로, 기대라는 핑계로 우리는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그러나 마음공부는 ‘개입이 아닌 관조’로 향한다. 그저 바라보고, 묵묵히 기다리는 마음. 그 자리가 가장 어렵고도 위대한 자리다.
우리는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누군가의 삶에 들어선다. 그러나 종종 그 손길은 상대를 힘들게 한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참견하는 일. 그 마음을 먼저 알아차려야 한다. 진짜 도움은, 그가 제 힘으로 설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것이다.
마음공부는 ‘그저 있음’을 배우는 길이다. 충고도, 판단도 내려놓고, 말없이 곁을 지키는 일. 그것은 무책임이 아니라, 믿음의 표현이다. 누군가를 깊이 믿을 수 있을 때, 우리는 간섭하지 않아도 마음을 전할 수 있다.
지켜본다는 것은, 허용하는 것이다. 상대의 실수도, 성장도, 고요하게 수용하는 마음이다. 부모가 자식을, 친구가 친구를, 연인이 서로를 지켜보는 그 시선 안에 고요한 사랑이 깃든다.
“말하지 않아도 옆에 있어주는 그 마음, 그것이 지켜보는 사랑이다.”
그저 바라보는 마음은, 자신을 내려놓은 마음이다. 내가 앞장서지 않아도, 상대가 잘 되길 바라는 순수한 염원. 그 염원이 흐를 때, 관계는 간섭이 아닌 동행으로 바뀐다. 그리고 그 동행은, 삶을 가장 평화로운 방식으로 엮어준다.
ㅡ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