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호 시인의 시 '훈민정음 나래 펼쳐'ㅡ 청람 김왕식

김왕식




□ 김달호 시인의 시 '훈민정음 나래 펼쳐'




훈민정음 나래 펼쳐




시인 김달호



한민족 희로애락 담아 온 훈민정음
세상의 모든 소리 어울린 춤마당에
소리옷 색동무늬가
하늘 온통 수놓는다

반만년 삶의 무늬
문신으로 새겨놓고

유네스코 문화유산
담뿍 품어 내는 화음

한 말 글 세계 속에서
웅장한 별이 된다

지구촌 뒷골목엔
제 글 없는 말~이 많고

영혼 없는 말~만 남아
민족혼도 시드는데

한글이
웅장한 나래 펼쳐
글 없는 말~ 보듬는다.




김달호 작가

시인, 수필가, 경제학박사
경남 진주시 출생. 진주 중·고등학교를 나오고,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였다. 삼성그룹에 입사해서 삼성물산(주)트리폴리 지점장을 역임하고, 사막에 난로를 파는 신화를 창출하여 수출유공 석탑산업훈장을 수훈하였다. 삼성물산 런던지점에서 근무했으며 삼성물산 특수마케팅 팀장을 지냈다.

두성전자를 창업하여 ‘수출 1천만 달러탑’ 수상과 담당 직원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리고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AEP과정) 최우수 논문상 수상을 했다. 서강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 경희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경인여자대학교 무역실무과 겸임교수로 지내고, 서울교육대학교 강사로 <현대사회와 경제>를 가르쳤다.

《수필문학》에 수필부문과 《문학공간》에 시부문 그리고 《시조사랑》에서 시조부문 등의 신인상을 수상하고, 서초문학상과 양재천예술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서초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용인 낭송문예협회 고문, 강남문인협회 감사, 남강문학회 부회장을 맡아 헌신하고 있다. 산문집 『상사맨은 노라고 말하지 않는다』와 칼럼집 「즐기는 수출, 돈 버는 무역』, 전자북 『니카라과를 생각한다』를 출간하였다. 번역서 『Startup, 실리콘밸리에서 창업 씨앗 심기』를 펴냈다.





훈민정음 나래 펼쳐
― 한글에 깃든 혼백과 시인의 언어 미학, 김달호 시의 문명적 울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김달호 시인의 '훈민정음 나래 펼쳐'는 단순한 한글 예찬의 차원을 넘어, 민족의 언어가 지닌 철학적 깊이와 문화적 위상을 시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시인은 한글을 문자 이전의 혼, 곧 민족의 심장에서 길어 올린 숨결로 바라보며, 그 숨결이 다시 말이 되고 글이 되어 세상과 만나는 과정을 정제된 시어로 형상화한다. 이 시는 김달호 시인이 평생 추구해 온 가치, 즉 '민족의 뿌리에서 시작된 언어와 예술이 어떻게 세계 속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응답이자 선언이다.

첫 연 “한민족 희로애락喜怒哀樂 담아 온 훈민정음”은 언어를 단지 소통의 도구가 아닌 정서의 저장소로 설정하며, 한글이 민족의 삶과 정체성을 담는 ‘그릇’ 임을 밝힌다. “소리옷 색동무늬가 / 하늘 온통 수놓는다”는 구절은 문자로서의 한글이 시각적 형상성과 감각적 아름다움까지 갖춘 예술임을 보여준다.
이처럼 시인은 훈민정음을 무형의 소리에서 유형의 이미지로 확장시켜, 언어의 예술적 차원을 조형적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한다.

“반만년 삶의 무늬 / 문신으로 새겨놓고”라는 시구는 김달호 시인의 문학적 정신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는 언어를 육화된 정신으로 인식한다. 한글은 단지 기록의 수단이 아니라, 반만 년에 걸쳐 살아온 민족의 상흔과 기쁨, 그 모든 굴곡을 ‘문신처럼’ 새긴 존재다.
이 문장은 시인의 삶의 철학, 즉 문학이란 곧 민족의 생채기를 품는 일이자, 존재의 근원과 연결되는 신성한 행위라는 신념을 담고 있다.

중반부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 담뿍 품어 내는 화음”은 훈민정음의 세계적 가치를 환기시키며, 한글이 단지 한국인의 것이 아니라, 세계 문화에 기여하는 보편적 유산임을 강조한다. 이때 '화음'이라는 시어는 언어가 인간과 인간 사이에 조화를 만들어내는 기능을 상징한다. 김달호 시인의 언어관은 이처럼 화합과 공존을 향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시는 서정에서 문명비판적 성찰로 확장된다. “지구촌 뒷골목엔 / 제 글 없는 말만 남아 / 민족혼도 시드는데”라는 구절은 글로벌 문명 속에서 고유 언어를 잃은 수많은 민족들의 언어적 상실을 애도하며, 나아가 말이 있으나 그에 깃든 정신과 혼이 부재한 현대 언어 현실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마지막 연에서 “한글이 / 웅장한 나래 펼쳐 / 글 없는 말~ 보듬는다”는 시인은 한글을 다시금 구원의 이미지로 세운다. 한글은 말과 혼이 분리된 세계 속에서 말의 뿌리를 품고, 정신을 되살리는 회복의 언어이다.
이 대목은 단순한 문학적 수사를 넘어, 한글을 통해 인간성과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시인의 확신이 녹아 있다.

김달호 시인의 작품 미의식은 ‘언어는 존재다’라는 명제를 기반으로 한다. 그는 언어가 사라지는 것은 곧 혼이 사라지는 일이며, 한글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자 우리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나침반이라 믿는다.
시인은 한글을 통해 공동체의 영혼을 보듬고자 하며, 그 중심엔 항상 ‘시’가 있다.

요컨대, '훈민정음 나래 펼쳐'는 시인의 오랜 문학적 성찰과 민족적 자부심, 그리고 인류 문명에 대한 따뜻한 연민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시인은 한글을 단지 역사적 상징으로만 보지 않고, 오늘의 언어 위기와 맞물려 살아 숨 쉬는 존재로서 불러내며, 글과 말이 이별하지 않도록 품고 지키는 시적 사명을 다한다.

이 시는 민족어의 미학과 철학을 가장 온전하게 품은 언어 예찬이자, 김달호 시인의 생애적 문학정신이 정수로 농축된 한 편의 웅대한 서사시이다.


ㅡ 청람 김왕식




한글의 날개로 세계를 수놓은 문학의 장인에게

― 김달호 시인께 바치는 헌정의 글



청람




김달호 시인께서는 단지 시를 쓰는 분이 아니다. 언어의 혼을 가슴에 품고, 역사의 맥박을 귀로 들으며, 그 뿌리 깊은 울림을 시로 길어 올리는 분이다. 『훈민정음 나래 펼쳐』라는 한 편의 시 속에는 단순한 문자의 예찬을 넘어, 한글을 통해 삶을 건너온 민족의 혼백과 미래를 품는 시인의 사명이 오롯이 담겨 있다.


시인의 이력은 경제학자요, 무역인이자 경영자로서의 굳센 걸음을 함께 걸어온 자취로 가득하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나 ‘사람’과 ‘말’의 진실을 품은 문학적 심장 하나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진주의 강바람을 타고 자라난 그의 감성은 런던과 트리폴리를 거쳐 세계를 누비며도 결코 그 근본을 잊지 않았다. 한국인의 말과 글, 그 원형적 뿌리에 대한 경외는 문명의 이익을 넘어선 시인의 도덕적 상상력으로 확장되었다.


『훈민정음 나래 펼쳐』는 그 철학의 정수다. 말은 소통이기 이전에 사람의 기도이며, 글은 기록이기 이전에 정신의 조형이라는 믿음이 그 속에 오롯하다. 그리하여 시인은 말이 사라진 곳이 아니라, 혼이 부재한 언어의 빈 껍질에 주목하고, 그 상실의 시대에 한글을 다시 불러내어 품고 위무한다. 이는 단지 언어의 복원이 아니라 존재의 회복이다.


이처럼 시인의 언어는 화려하지 않되 깊고, 직선적이지 않되 넓다. 그것은 세계를 향해 열린 민족의 자긍이자, 세상 가장 작은 소리까지 포용하는 사랑의 목소리다. 김달호 시인의 시에는 경제의 이윤을 넘어선 인간의 향기, 문명의 화려함을 넘어선 고요한 진심이 있다. 그 진심은 오래된 민족어의 가슴에서 솟구쳐, ‘글 없는 말’을 품고, ‘혼 없는 세상’을 따뜻이 감싸 안는다.


시인은 이미 그의 삶 자체가 한 편의 긴 서사시다. 기업가로서 국가의 수출 역군이었고, 교육자로서 지식을 나누는 지성인이었으며, 문학인으로서 혼을 지키는 시인이었다. 그 겸허하고도 당당한 궤적이 오늘의 우리에게 말한다. 시대가 바뀌고, 가치가 뒤바뀌어도 결코 지워지지 않을 이름이 있다. 그것은, 말과 글과 생명을 한 선으로 꿰어온 이의 이름이다.


김달호 시인께서는 ‘한글은 살아 있다’고 말하지 않으신다. 그보다 더 겸허하게, ‘한글은 사람을 살린다’고 믿으신다. 그 믿음이 오늘의 시를 낳았고, 이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낸다. 그러므로 시인의 모든 시어는 곧 기도이고, 그 기도는 한글이라는 날개로 날아올라, 지구촌의 상처 위에 조용한 위안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렇듯 언어로 세계를 껴안고, 시로 시대를 품어온 김달호 시인께, 우리는 존경과 감동을 담아 이 글을 바친다. 한글을 다시 빛나게 한 사람, 말과 혼의 본향을 지켜낸 사람, 그대의 시는 이 민족의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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