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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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손잡이의 고독
김왕식
매달린 채 하루 종일
수많은 손길을 받는다
어느 날은 무겁고
어느 날은 허망하다
잡히고, 놓이고,
다시 붙잡히며
그의 하루는 흔들림의 연속이다
아무도 묻지 않는다
손잡이의 피로를
그 고독을,
그의 긴 기다림을
철로 위 흔들림 속에서도
사람들의 균형을 위해
오늘도 묵묵히 버티고 있었다
□ 자작시평
묵묵한 버팀의 은유
〈지하철 손잡이의 고독〉은 도시 속 가장 흔한 사물을 인간의 삶과 연결한 작품이다. 손잡이는 수많은 손을 붙잡아주면서도 스스로는 흔들림과 피로를 감내한다. 이는 타인의 무게를 대신 짊어지며 살아가는 이들의 헌신을 닮았다. "그의 하루는 흔들림의 연속이다"라는 구절은 삶의 본질을 압축한다. 완전한 안정은 없고, 끝내 버팀 속에서만 균형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손잡이 하나가 증언한다.
시는 독자에게 “흔들리면서도 붙잡아주는 것이 사랑이자 삶”이라는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