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속의 먼지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햇살 속의 먼지





창문을 연다
아침 햇살이 방 안을 가른다
접힌 이부자리를 털자
먼지들이 춤을 춘다

그들은 작은 별빛처럼 떠돌고
누구도 쫓아내지 않는다
누구도 붙잡으려 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가라앉는다

마음도 그렇다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와 서운함, 억울함
고추장처럼 붉게 타오르는 감정들

억누르려 하면 더욱 거세지고
붙잡으려 하면 더 아프다
가만히 두면
언젠가는 잠잠히 가라앉는다

햇살은 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먼지를 비추며
그 존재를 드러낸다

먼지도 말을 하지 않는다
빛을 만나 춤추며
덧없음을 증언한다

삶의 감정도 그렇다
잠시 떠올라 세상을 흔들지만
결국 바닥으로 내려앉는다

오늘도 창문을 연다
햇살 속에 먼지가 부유한다
마음의 소란 또한
그 춤을 따라 가라앉는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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